서반구 최초로 공기 중 '중간 사슬 염소화 파라핀(MCCP)' 검출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5-06-07 22:5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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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콜로라도대학교 볼더캠퍼스 연구팀이 미국 오클라호마주의 농업 지역에서 대기 중 미세 입자를 측정하던 중, 서반구에서는 처음으로 ‘중간 사슬 염소화 파라핀(MCCP)’이라는 독성 유기 오염 물질을 공기 중에서 검출했다. 이같은 연구는 과학 학술지 ACS Environmental Au에 발표됐다.

연구는 에어로졸(공기 중 미세 입자)의 형성과 성장 과정을 파악하기 위한 현장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최첨단 장비를 활용해 대기 중 화합물을 측정하던 중 MCCP의 존재를 확인했으며, 이는 기존 예측을 뛰어넘는 발견이었다.

화학 박사과정생이자 이번 논문의 제1저자인 다니엘 카츠(Daniel Katz)는 “우리가 의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물질을 발견한 것은 과학자로서 매우 흥미로운 일”이라며 “이처럼 잘 알려지지 않았던 유기 오염 물질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MCCP는 금속 가공 유체, PVC, 섬유 제조에 사용되며, 사용 후에는 종종 폐수 내에 남아 하수 슬러지(생물고체 비료)의 형태로 농경지에 뿌려진다. 연구팀은 이번 측정된 MCCP가 바로 이 인근 농경지에서 사용된 하수 슬러지 비료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카츠는 “하수 슬러지가 들판에 살포될 때 MCCP와 같은 독성 화합물이 대기 중으로 방출될 수 있다”며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지만, 비료로부터 공기 중 확산이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MCCP는 장기간 환경에 잔류하는 독성 물질로 지목돼, 국제 스톡홀름 협약에서 규제 여부를 검토 중이다. 비슷한 화학 구조를 지닌 ‘단쇄 염소화 파라핀(SCCP)’은 이미 2009년부터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규제를 받고 있다. 연구팀은 SCCP에 대한 규제가 오히려 대체물질인 MCCP의 사용을 증가시켰을 수 있다는 가설도 제기했다.

공동저자이자 CU 볼더 화학 교수인 엘리 브라운(Eli Brown)은 “우리는 종종 어떤 물질을 규제하면 그것을 대체할 새로운 화합물이 등장하게 된다”며 “이번 사례 역시 그 연장선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한 달 동안 하루 24시간 동안 대기 측정을 진행하며, 질산염 화학 이온화 질량분석기라는 정밀 장비를 통해 MCCP를 포함한 다양한 화합물을 탐지했다. 카츠는 동위원소 패턴 분석을 통해 MCCP의 존재를 확인했고, 그 패턴이 기존의 어떤 화합물과도 달랐다고 설명했다.

카츠는 MCCP가 잘 알려진 영구적 독성 화학물질인 PFAS(일명 ‘영원한 화학물질’)와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하며, “이 물질이 토양에 남아 공기 중으로 방출되는 방식은 PFAS와 매우 닮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러한 우려로 최근 오클라호마주 상원은 하수 슬러지를 비료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연구팀은 향후 계절별로 MCCP 농도를 장기 추적하고, 대기 중 행동 특성 및 건강·환경 영향에 대해 보다 심층적인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물질을 확인했지만, 공기 중에 있을 때 정확히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알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공중 보건을 위해 이러한 화학물질을 평가하고 규제할 수 있는 정부기관의 지속적인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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