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상수도사업 ‘혁신적 패러다임’요구

지자체들 불필요한 과잉투자, 아전인수로 예산누수 심각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4-01-22 00:2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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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치경영평가원 수석전문위원 백 승 천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상수도시설이 설치된 것은 1874년이다. 1950년대 이전에는 읍 이상의 극히 제한된 소규모 상수도시설이 운영되었고, 1960년대에 들어와서야 산업화?도시화에 따른 물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도시상수도의 확장과 더불어 간이상수도가 보급되었다.
1970년대에는 1969년에 제정된 「지방공기업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됨으로써 상수도사업의 기반을 마련하는데 크게 기여했고, 지방비 투자를 확대하고 외국차관을 도입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1980년대의 성장기를 거쳐, 1990년대에 들어와서는 상수도에 대한 질적 수요가 양적 수요를 넘어서고 있으며, 최근에는 상수도사업 운영에 대한 혁신이 요구되는 상황이 다.

중복투자

광역상수도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와 지방상수도를 운영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는 지역 전체의 물 수요량을 감안하여 양자가 생산과 배분에 대한 협의를 거친 후 상수도시설을 확충하여야 하나, 각각 독자적인 계획에 따라 시설을 확장함으로써 물 생산시설에 대한 중복투자가 발생하고 있다. 광역상수도와 지방상수도간에 중복투자가 발생한 사례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보령시쪾서산시쪾서천군 등 충청남도의 7개 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하여 보령댐 광역상수도 285천톤/일의 배분량을 확보하였으나, 실제 평균사용량은 51천톤/일이었다(평균사용률 18%). 특히 서산시의 경우에는 평균사용률이 12%(배분계획 80천톤/일, 실제사용량 9.7천톤/일)에 불과한 실정이다.
고양시의 경우에는 한국수자원공사의 광역상수도 시설인 일산정수장의 여유용량 70천톤/일을 활용하면 자체 정수장을 증설하지 않고도 생활용수의 공급이 충분한 실정이나, 48천톤/일 규모의 자체정수장을 추가로 증설함으로써 361억원의 불필요한 투자가 예상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에서는 충주시 등 7개 단체의 요청에 따라 충주댐 광역상수도 250천톤/일을 건설하였으나, 가장 많은 용량을 요청한 충주시에서는 2002년 10월 현재 배분계획량(110천톤/일)의 3.2%에 해당하는 3,500톤/일만 사용하고 있다. 이는 충주시의 당초 용수추정이 과대하였고, 자체정수장인 단월정수장(55천톤/일)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표1>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2001년도 지방상수도의 시설용량은 27,751천톤/일이나 실제급수량은 15,856천톤/일로 시설이용률은 57.2%로 나타났다. 이는 1996년(69.3%) 이래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시설이용률이 가장 높았던 1991년(77.3%)과 비교하면 20% 정도나 줄어든 것이다. 이와 같이 지방상수도 시설이용률이 저조한 것은 광역상수도에 대한 수요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표2>에 나타난 것과 같이, 2001년도의 경우 광역상수도의 시설용량은 14,824,200톤/일이나 배분량은 7,816,420톤/일, 급수량은 7,186,103톤/일이었다. 따라서 배분율은 52.7%, 급수율은 48.5%로 분석되었는데, 이들은 모두 1997년(배분율 73.2%, 급수율 70.6%)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이 시설가동률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지방상수도와 광역상수도의 중복투자 때문으로 분석되며, 광역상수도 배분율과 자체시설 가동률이 모두 저조한 단체가 발생하는 등 시설운영의 비효율이 초래되고 있다.


과잉투자 및 자치단체간의 마찰

지방자치단체는 취수여건쪾인구증가추세쪾물 소비추세쪾산업구조쪾유수율 인근 단체의 물 생산능력 등을 감안하여 상수도시설의 규모를 결정하여야 하나, 지나치게 많은 인구 증가와 물 소비량을 전제로 시설을 확충함으로써 물 생산시설의 과잉투자가 발생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간의 협조 미흡으로 과잉투자가 발생하거나 마찰이 야기된 사례를 예시하면 다음과 같다.
양산시에서는 부산광역시에 편입될 기장읍 등 5개 읍?면의 급수수요량(30천톤/일)에 대한 용수공급 여부를 부산광역시와 협의하지 않고 웅상정수장(투자비 313억원)을 착공하였으나, 부산광역시는 수돗물을 공급받을 계획이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웅상정수장의 시설이 장기간 사장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대구광역시의 전체 상수원의 가동률은 62.3%로서, 운문댐 광역상수도로부터 배분받은 300천톤/일 중 180천톤/일을 사용하고 있어 120천톤/일의 여유가 있는 실정이다. 한편, 인근에 있는 경산시는 운문댐 계통으로부터의 배분계획량이 40천톤/일이나 평균 43천톤/일을 사용(평균사용률 108%)하고 있어서, 50천톤/일을 운문댐에서 추가로 배분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대구광역시로부터 추가배정을 받지 못함으로써 자체수원 50천톤/일을 착공(투자비 700억원)하여 2002년 10월에 준공하였고, 이어서 2단계 50천톤/일의 확장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등 이중투자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취수원이 부족한 제천시에서는 영월군과의 경계하천인 평창강에서 원수를 취수하려고 하였으나, 영월군의 반대로 수돗물 생산에 지장을 초래하였다. 속초시에서도 인근의 양양군 취수원을 이용함으로써 여름철 관광객 증가에 따른 수돗물 사용 폭증에 대비하려고 하였으나, 양양군의 반대로 급수에 애로가 발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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