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론, 조미료·향신료·해조류 등에 다량 함유
기준초과에 대한 일방소송은 국가예산만 낭비
다시 법정에 선 울산 수돗물 보론(B)
지난 ’04년 2월 25일 한겨레신문에 실린 ‘발암물질 검출을 알고도 식수공급’기사로 시발이 된 울산시 수돗물 관련사건이 결국 시민들의 손에 의해 법정에 서게 됐다.
당시 기사는 울산시상수도사업본부의 소규모 정수장에서 먹는물 수질기준 관리 항목인 보론(Boron)이 초과된 상태에서 시민들에게 수돗물이 공급됐다고 지적했고, 이에 울산시는 해당 정수장 폐쇄 후 자체 감사를 통해 진위여부를 파악한 바 있다.
감사결과 보론의 수질기준이 ’01년, ’02년, ’03년 갈수기에 년 1회씩 기준치 0.3ppm보다 높은 0.35∼0.36ppm의 수치를 나타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울산시는 해당 기관에 대한 경고, 관련자 문책 등 사건을 수습하고, 상수도 수질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시민들에게 이해를 구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에도 시민단체들의 기자회견 및 후속 기사들이 연이어지는 등 분위기는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결국, 천상·구영지역 수돗물 피해 지역주민 등은 지난 8월 25일 4백 명의 수돗물 피해 소송인단 등을 확보하고, 1인당 200만원씩의 위자료로 총 560억원을 청구할 계획을 기자회견을 통해 밝혀 울산시 수돗물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과거 물관련 지자체 피소사례는 ’91년 낙동강 페놀사태, ’94년 낙동강 원수관리 소홀 등으로 이번 사건 전개 향방에 귀추가 모아지고 있다.
당시 낙동강 패놀사건의 경우 대구시 및 두산그룹을 상대로 한 위자료 청구 소송에서 소송인단 16명이 3억원의 위자료 지급하는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내려졌다.
한편, 낙동강 원수관리 관련 소송은 부산사의 낙동강 원수관리 소홀과 관련해 환경운동연합 등에서 부산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부산시의 책임만 묻기 곤란하다 하여 원소 패소 판결이 내려진 바 있다.
보론, 말린자두에 100㎎당 25.5㎎함유
보론(Boron, B)은 일반적 성질이 주기율표 제3B족에 속하는 비금속 원소로 붕소라고도 하며, 자연계에서 붕산, 붕산염으로 일컬어지는 물질이다.
주로 유리, 비누, 세제, 방화제 등을 제조하는 공장에서 발생된다고 알려져 있다.
보론의 농도들은 광범위하고 다양하게 분포하며, 특히 해수 중에는 4~5㎎/ℓ정도로 비교적 높은 농도로 존재한다.
일반인들은 보통 식품 섭취를 통해 가장 많은 양의 보론을 얻게 된다.
예컨데 말린 자두에는 보론 0.3㎎/l의 물을 85(보통사람 34일분)ℓ 먹는 양과 동일한 100㎎당 25.5㎎이나 되는 보론이 함유되어 있기도 하다. 식품별 보론의 함량정도는 표와 같다.
붕소에 대한 생화학적 기능에 대해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어 영양학적 본질에 대한 정설은 없는 것이 현실인데, 보통 섭취시 에스트로겐 치료에 대한 반응 증대, 기억인식과정 증진, 칼슘대사 활성화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과 동물에서 얻은 자료를 분석해보면 성인이 섭취할 수 있는 안전한 하루 섭취량은 1∼13㎎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특별히 밝혀진 바는 없으나, 우리나라 환경부 자료는 ‘수년 동안 기준을 초과한 물을 마시는 일부 사람들이 소화기 등을 경험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WHO자료에는 ‘쥐, 생쥐, 개 등에게 보론이 함유된 물과 먹이를 제공한 결과 고환장애를 관찰할 수 있었으며, 유전적 변이나 발암의 원인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보고된 정도다.
울산시 초과수치,
WHO 권장기준치 0.5㎎/ℓ보다 낮아
그렇다면 이번 사건에 발단이 된 보론 초과정도는 어느 수준일까.
사실 사람은 매일 2`~3ℓ의 물을 평생 마시고 있어 먹는 물에 유해물질이 미량 함유되어 있더라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매우 크다.
따라서 각 국은 먹는 물 중에 오염될 가능성이 높은 유해물질에 대해 일상동안 섭취해도 유해하지 않은 농도인 최대허용량을 먹는 물 수질기준으로 정하고, 먹는 물이 이 기준에 적합하도록 정수처리한 물을 공급하도록 하고 있다. 물론 이는 시대와 지역 등에 따라 변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보론 수질기준은 0.3㎎으로 국제적 표준으로 여겨지는 세계보건기구(WHO)의 0.5㎎/ℓ보다도 낮다. WHO의 수질기준은 권장기준으로 전세계의 관련학자, 전문가 등의 장기간 연구 결과를 토대로 만들어진 것으로 각 국가는 그 나라의 여건을 고려해 WHO 권장기준치에 근접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00년 7월 1일부터 먹는물 수질기준에 보론 추가항목으로 넣고, 0.3㎎/ℓ로 설정한 바 있는데 이는 선진 외국인 독일(1.0㎎/ℓ), 영국(2.0㎎/ℓ), 호주(3.0㎎/ℓ), 캐나다(5.0㎎/ℓ) 등보다도 강화된 기준으로 미국, 일본, 프랑스 등에서는 허용기준치가 책정되어 있지 않으며, 일본의 경우 감시항목으로만 지정된 상태다. 따라서 이번 사건의 발단인 3차례에 걸쳐 발생한 일시적인 울산시 먹는 물의 보론 수질기준 초과는 지역주민들의 생명을 위협할 수준이었다고 판단하기는 사실상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산시 대책 수립의 행정방향과 달리 사건이 법정에까지 놓이게 된 바는 근본적으로 먹는물의 소비자인 국민과 정부간의 ‘신뢰’의 문제이며, 정부 수도산업 정책의 문제이다. 즉 건강과 직결되는 위해성 정도보다는 수질기준초과와 관련해 상수도 사업에 대한 불신적 항의 요소가 강하다.
페놀이나 트리할로메탄 등 화학물질로 인한 2차 오염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그러나 보론과 같은 천연물질에 함유되어 인체에 유익하게 활용되는 물질에 대해 과도하고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정책 혼선과 예산낭비만을 초래한다.
또한 울산시 자체 전문집단으로 구성한 수질평가위원회에서는 이와 같은 문제발생시 국민에게 중도 입장에서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는 나침판 구실도 해야 한다. 다만, 울산시와 중앙정부는 수돗물 속의 보론함유에 대한 천연물질과 인위적 물질인지 정밀한 진단이 필요하고 그 결과에 따른 대책강구가 요구된다.
대부분 우리나라 수도행정은 문제 발생 후 공무원 몇 명의 징계로 해결 짓는 과거 지향적 행태는 수질의 안전성과 건강성을 확보하는데 장애적 요인이 되고 구태의연하고 비생산적인 사업으로 맴돌 뿐이며, 공산품으로서의 수돗물에 대한 생산자와 소비자와의 괴리감만 심어 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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