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수도 관로사업 정확한 기준부터 세워야

이준채 | eco@ecomedia.co.kr | 입력 2004-12-31 11: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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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처리통합관리시스템이 국책사업으로 확정되어 현재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특히 하수관거분야는 서울시의 한강수계하수관거정비공사를 비롯한 각종 시범사업이 10개 이상 추진 중에 있어 상하수도 관련업계는 엄청난 호황을 누릴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러나 문제는 공사에 대한 기준없이 수시로 공사때 마다 새로운 규정을 만드는 바람에 기업이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일례로 한강수계사업이전에 환경관리공단이 공청회를 개최해 재활용된 PE 제품을 사용하지 않기로 함으로써 관련업체 상당수가 피해를 당했다.
PE 제품은 재활용이 가능해 성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하루 아침에 토사구팽(兎死狗烹) 신세가 되었다. 지난 제17대 국감에서도 한강수계사업의 경우 PE 제품 대신 1~6공구 가운데 무려 83%가 PVC 제품이 사용되었다. 같은 환경부안에서도 폐기물 재활용정책에 의해 재생원료를 이용한 PE3중관의 활용을 장려하였으나 막상 하수도과에서는 이 제품에 대한 내구성 보장이 적절치 못해 사용하기 어렵다는 상반된 논리로 업계에서는 어느 부서에 장단을 맞춰야 할지 갈팡질팡이다.
“PE 제품의 경우도 옛날의 싸구려 제품으로 배가 터지는 일은 거의 없다”는게 PE 관련업계의 설명이다. 문제는 기준 즉, 가이드라인을 정하자는 것이다. 공사마다 일정한 기준이 없어 갈팡질팡 하는 정책이 부실공사와 엉터리제품을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에는 건축 상에 사용하는 일반 콘크리트를 하수공사에 사용하지 않는다. 하수상의 특수 콘크리트가 별도로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아예 ‘방수’라는 용어 자체를 쓰지 않는다. 공항이 바다보다 6m나 깊게 설치되어 있는 나라로 기술이 뛰어나 땅속에 사용하는 것은 특수콘크리트로 크랙이나 균열이 가지 않는다.
우리나라도 이제 기능성 콘크리트를 개발해 규격화할 시기에 이른 느낌이다. 상하수도를 비롯한, 발전소 및 일반건축 등 다양한 지자체별 사업의 기능성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하수관거 시공의 경우 현장타설시 하수도관이 PE나 PVC관일 경우 콘크리트와는 이질관계로 접합시 얼마가지 않아 균열이 발생해 누수가 되고 있어 문제다. 그러나 정작 이러한 문제를 아무도 신경쓰지 않고 있다는 게 더 큰 문제거리이다.
외국의 경우에는 하수공사에 있어 10~20년 단위로 누수현상에 대한 하자율을 계산하고 있어 우리나라와는 대조적이다. 공사에만 급급하고 향후 관리에는 신경 쓰지 않는 고질적인 정책의 개선에 대한 변화의 조짐은 찾아볼 수 없다.
현재 진행 중인 한강수계사업에 대해서도 업계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많은 콘크리트 맨홀들이 30년도 가지 않아 누수확률이 높을 것이라고 보는 반면, 파이프는 100년 이상을 버틸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맨홀과 파이프 수명의 내구연한을 맞춰 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땅속에서 이뤄져야 할 수밀시험도 땅위에서 버젓이 실시되고 있고, 파이프의 경우도 5년 내지 10년 단위로 침하율을 계산하여 10cm이상 침하시 대응책을 마련해 나가야 하지만 형식적인 공사가 이뤄져 누수를 촉발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관련업계는 밝힌다.
주먹구구식인 공사로 현재에도 한강수계 4공구에서는 누수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 관계자는 귀띔한다. PE 파이프가 안 된다는 이야기부터 먼저 하지 말고 각 사업별 기능성에 맞는 정확한 기준을 세우라는 업계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선진기술 도입부문에서 가이드라인의 설정은 필수적이다. 기준이 없는 공사의 무한경쟁은 오히려 고급기술의 변별력을 상실할 수 있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하수처리시스템과 관로에 있어서 그동안 정부의 정책방향은 하수처리장 위주로 무게가 실려 관로부문의 부실을 초래했다. 관로부문의 이러한 부실을 방지하기 위해 그동안 관로를 증설하는 방법으로 대책을 모색해 왔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한 결과를 가져왔다. 관로의 증설은 양적인 성장은 있었지만 품질이 저하되는 폐단을 낳았다.
하수의 품질을 효과적으로 높이는 방법으로 채택된 것이 하수관거정비사업이다. 그러나 현재 진행중인 서울시 한강수계사업의 경우 기준이 미달되는 하수관거 제품을 사용해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것이 관련업계의 이구동성이다.
아무튼 하수관거사업이 정부의 국책사업으로 방향성이 맞춰졌고, 수계통합정비사업이 광역적으로 처리·도입되고 있는 등 정책방향이 크게 전환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제 상하수도사업의 가이드라인 제시는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사항’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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