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이 자료에 의하면 생화학산소요구량(BOD)과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을 기준으로 최하위 수질인 5등급에도 미치지 못하는 곳이 전체 577개소중 절반에 달하는 무려 260개소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년도 235개소, ’02년 193개소보다 크게 늘어 갈수록 수질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출된 성분별로 살펴보면 페놀은 53개소에서 검출돼 전년도 27개소, ’02년도 25개소에 비해 2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용치 0.5ppm을 초과하여 검출된 ABS는 총 44개소에서 발견됐는데 이는 전년도 25개소, ’02년도 37개소 대비해 급증한 결과로 분석됐다.
전국하천 독성물질 오염
다시 떠오른 ‘페놀의 기억’
이 같은 내용의 보도자료가 유포되자, 곧 Y통신과 S일보 등은 ‘주요공단하천 발암물질 페놀 오염’이란 제하의 기사를 통해 “전국하천 874개 지점오염도 조사결과, 공단하천 37곳, 도시하천 14곳, 일반하천2곳 등 53개 하천에서 페놀이 검출되었다”고 보도했다. 해당 지방지 또한 이에 뒤질세라 더 강한 어조의 기사를 통해 일제히 사건을 보도했다. 특이한 점은 모 통신사를 제외한 여타 중앙 일간지는 이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보도를 접하고 가장 먼저 반응한 곳은 환경부 수질보전국이었다. 29일 당일 환경부는 해명자료를 제시하고 “공단 하천의 물은 하수처리를 거치는데다 정수장에서 재차 정화를 하는 만큼 시민이 마시는 물과 관계없다”고 못 박았다. 환경부는 또 “페놀이 검출된 지점은 먹는물 기준과 관계가 없고 공장폐수가 방류되거나 도시 하수가 유입되는 지점으로 취수장이 없을뿐더러 검출농도도 공단 페놀배출기준인 3~5ppm보다 낮다”고 반박했다.
덧붙여 환경부는 “대구지역에서 페놀이 많이 검출된 것은 이 지역에 공장이 밀집된 것이 원인으로 판단되나 대부분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돼 하천이 합류된 낙동강에는 페놀이 검출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환경부의 해명은 오후 들어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는 듯 했다. 당시 최초로 보도했던 매체들이 환경부의 해명을 곧 기사화하기 시작했고 이른바 ‘페놀사태’는 오래가지 않아 진정국면에 접어드는 듯 했다.
지방지상대 ‘언론중재’불사할 것
‘점증적 수질악화’는 시인
본지가 김태환 의원실로부터 관련 자료를 접수받은 시점도 당시 시간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오랫동안 수자원분야를 조망해 온 본지의 시각은 단순히 ‘페놀검출’이란 사건에 마냥 시선을 머물게 할 수 없었다. 일차적으로 김태환 의원이 분석한 자료는 환경부가 전국의 하천 874개소를 대상으로 수질오염을 측정한 자료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는 명제다. 즉, 자료의 출처가 환경부임에 분명하며, 다만 이에 대한 분석을 김태환 의원 측이 담당했다는 사실이다.
강수량 감소 ‘희석량 줄었다’ 호소력 미흡
2차에 걸친 해명을 끝마치고 본지와 유선상 연락을 취한 환경부는 다소 격양된 어조로 “일부 지방지에 대해 언론중재까지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전언했다. 그러나 환경부는 문제의 본질을 다른 시각에서 접근하겠다는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결국 “사실 우리도 수질이 악화된 원인에 대해 조사에 착수하고 있으며, 아직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는 발언을 통해 페놀검출의 후유증에 시달려 완곡한 부정을 거듭하던 종전의 음성을 누그러뜨리며 이 사실에 대해 스스로 ‘시인’하고 나서는 듯 했다.
곧이어, 이에 대한 원인을 되묻는 기자에게 환경부는 신중을 기하는 음성으로 “정확한 원인은 아직 조사중에 있다” 며 “그러나 현재 매년 강수량이 줄고 있는 사실을 주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환경부는 매년 줄고 있는 강수량을 근거로 해당년의 폐수 배출량을 일정량을 환산, 이에 대한 희석비율을 산정하여 오염도의 가감을 설명하고자 하는 의도로 비춰졌다.
그러나 환경부가 올 2월 배포한 자료에서처럼 “지난해보다 강수량이 현저히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4대강 주요지점의 수질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주장은 별반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않았다. 물론 수량에 대한 수질변화는 전문가 층에서 수질악화의 한 요인으로 제기한 바 있다. 국립환경연구원의 모 연구원은 “배출 허용기준에 앞서 계절적 강우량과 이 양과 희석되는 폐수의 양이 관건일 것” 이라고 귀띔했다. 덧붙여 그는 “다른 측면에서 개별 업소의 허용기준을 만족하는지의 여부도 큰 변수”라고 전한 바 있다.
그러나 연도별 강수량 현황에서 보여지 듯 한강수계와 낙동강 수계등의 강수량은 ’02년과 ’04년 사이에 차이가 없다. ’02년 대비 전체 하천의 오염이 급증한 사실에 비한다면 단순히 강수량이 줄어 오염도가 증가했으리라는 가정은 여러모로 설득력이 부족하다.
지도 · 단속권 ‘환경청’→ 市산하 ‘보건환경연구원’이양
’02년 이양이후 수질악화 ‘가속화’
본지는 다시 원론적인 관점에서 현상을 바라보기로 했다. 즉 하천의 수질오염 가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영향인자들을 재차 점검해나가기로 방향을 설정했다. 첫째, 공해원의 오염기준 준수여부. 둘째, 공해원의 단속 · 감독관리. 셋째, 배출허용 기준의 변화 등이다. 그러나 사실상 공해원의 허용기준 준수와 관리감독은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감독권을 행사하는 ‘규제자’와 이를 수검 받는 ‘피감자’는 견제대상인 동시에 유기적인 조력관계를 형성하게 마련이다. 여기서 배출허용 기준이야 매번 강화 일변도의 정책을 고수해 왔으므로 일단 고려대상에서 차치했다.
우선 무려 10개소에서 허용치를 초과한 페놀이 검출된 것으로 대구시의 사례를 추적해봤다. 대구시의 경우 지난 ’02년 10월 공단폐수의 지도 · 단속 권한이 일제히 지방환경청에서 시도로 이관되면서, 대구시 역시 기존 대구지방환경청의 업무가 시 산하의 대구보건환경연구원으로 이양됐다. 즉 주요 배출지점의 측정관리를 지방환경청이 아닌 시 산하의 연구원이 담당하게 된 것이다.
대구보건환경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금번 언론에 공개된 자료는 우리 보건원 측에서 환경부로 보낸 자료이며, 우리 보건원은 주어진 업무에 따라 주어진 시기에 맞춰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그는 “업무 분장에 따라 주어진 업무를 진행하고 있으나 前 실무처인 환경청과의 업무 인수인계가 원활히 이루어졌는가 하는 사실은 뭐라 딱히 말하기 힘들다” 고 말을 맺었다.
한편, 대구시 오폐수관리과의 한 관계자는 “업무 이첩에 따라 환경청의 업무를 시 보건환경연구원이 담당하고 있다” 며 “시 자체적인 지침에 따라 이 업무를 각 구청이 담당하고 있고, 이를 지도 · 감독하기 위해 민간감시대와 합동으로 일 년에 두 차례 정도 비정기적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현재의 공단폐수관리는 시의 지시를 받은 각 구청의 담당자가 담당하고, 이를 시 산하의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접수받는 방식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지방환경청의 분석조사과 등에서 직접 감독 · 분석하는 ONE-STOP 시스템의 분명한 변화가 뒤따른 셈이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중앙정부는 전체적인 정책을 그리고, 직접적인 지도 · 단속은 시도에서 담당하는 것이 옳다는 취지하에 지방이양이 진행됐다” 며 “그러나 환경부 차원에서도 중앙환경감시기획단을 구성해 별도의 감시 라인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속권자 ‘지역연고’에서 자유로울 수 있나
지난 6일, 대구시측은 11일부터 약 일주일간 환경오염배출사업장에 민·관 합동특별단속을 실시한다는 공고를 냈다. 본지 기자와 유선상 통화를 맺은 뒤 불과 사흘간의 시간이 흐른 뒤다. 금번 특별단속은 환경관리가 불량한 적색 사업장과 오염물질을 다량으로 배출하는 1~3종 사업장으로 시·군 공무원뿐만 아니라 민간환경감시단체가 특별단속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대구시 측은 밝혔다.
중점단속 사항은 허가 또는 변경신고 하지 않고 배출시설을 설치운영하거나, 환경오염방지시설 훼손 방치 및 정상 가동여부, 오염물질배출허용기준 준수 여부 등이다. 이렇듯 특별단속에 적발될 경우 사업주는 사법 조치를 피할 수 없고, 사업장 운영에 막대한 피해를 볼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그래서 사업주에게 각종 단속은 ‘피하고 싶은’ 정기적 통과의례와 같다.
취재과정 속에 만나 의견을 주고받던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각 지자체의 경우 어떠한 루트를 통해서라도 지역적 연고를 무시할 수 없어 애로사항으로 작용할 것” 이라며 “특히 선거를 앞둔 단체장의 경우 지역적 반발을 고려해 이러한 사정을 아무렇지 않게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의 지도·단속은 해외에서도 적용하고 있는 시스템” 이라며 “지금은 과도기적 시기를 거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도기 속에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수질오염을 걸러줄 ‘정화시스템’은 무엇인지 관계자들이 거듭 고민해 볼 시점이 아닐 수 없다.
취재/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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