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가 와해·해체로 이어질 수도”긴장감
물산업 발전의 근간이 되고 있는 관련 공업협동조합들이 고사위기에 직면해 있다. 금년 3월말을 시작으로 내년 12월 말까지 3차례에 걸친 단체수의계약의 전면폐지로 조합들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단체수의계약을 대신할만한 뾰족한 대책이 없어 어수선한 분위기다.
이러한 딜레마는 비교적 많은 회원사를 거느린 조합이나 아주 영세규모의 조합을 막론한 공통분모로 조합의 위기가 자칫 와해로 이어져 해체될지도 모른다는 우려 속에 긴장감이 돌고 있어 조합의 생존여부에 온갖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00여 회원사를 거느린 비교적 규모가 큰 한국금속공업협동조합을 비롯하여 150여개의 회원사가 소속된 한국밸브공업협동조합, 52개 회원사를 보유한 한국염화비닐관공업협동조합, 그리고 영세규모인 18개 회원사를 가지고 있는 한국무기응집제공업협동조합 등 물 산업 관련 조합들은 관납을 통해 정부가 보증해 주던 알토란같은 현금유통수단이 사라지고 나면 어떻게 기업의 어려운 경영난을 헤쳐 나가야 할지 ‘효자자식’을 잃게 될 빈자리를 생각하면 그저 막막하기만 하다며 한숨을 토해내고 있었다.
“앞으로 관납이 없어지면 자연히 주문도 없어질 것이고, 따라서 공동구매할 일이 없어지는 것 아닙니까? 그렇게 되면 그동안 회원사를 관리해 오던 조합은 통제기능을 상실하게 되어 와해와 해체의 길로 들어설 수 밖에는 없습니다.”
한 조합의 관계자는 체념에 찬 표정으로 향후 전개될 조합의 앞날은 매우 불투명하며 좋지 않은 상황으로 흘러가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다.
대부분 하청업체 전락 어려움 뒤따를 듯
단체표준도 자본력·기술·인재 있어야 가능
관계자는 또 무엇보다 지난 3월말로 폐지된 품목은 비교적 숫자는 적지만 거래금액이 커 향후 그 후유증이 적지 않은 파장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라며 매우 신중하면서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표명했다. 단체수의계약에 의존하던 기업들이 대부분 향후에는 하청업체로 전락하는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나마 단체표준도 기업의 자본력과 기술, 인재의 3박자가 어느 정도 갖춰져 수준이 있을 때 가능한데, 현금창구가 없어져 자본력을 상실하면 고급인재들이 자리를 옮겨갈 것은 뻔한 일인데 이 역시 요원한 일이 될 것으로 보여 진다고 전망한다.
앞으로 1년 남짓 남아있는 단체수의계약 유효기간 안에서도 단체수의계약은 보이지 않는 시장질서의 혼돈도 겪게 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물량배정의 기본 틀 속에서 움직이게 되어있는 수의계약이 이제 곧 사라질 운명인데 정상적인 룰을 제대로 지켜가며 계약에 임할 리 만무하다는 것이다.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켜 품질을 업그레이드해 나가야 한다는 단체수의계약 폐지의 취지에는 조합관계자 모두가 공감하는 공통분모로 나타났다.
그러나 단체수의계약의 폐지는 중소제조업 육성정책과는 정면 배치되는 일로써 하루아침에 기업의 자금회전 수단 창구를 잃게 된 중소기업들의 향후 발전방안은 차치하고, 당장 생존 여부가 관건으로 등장한 현안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이냐가 문제점으로 등장해 고민에 쌓여 있다.
수의계약 버금가는 대체수단 고려해 줬어야
최고품 고집하는 정책 잣대 경제논리에 배치
대부분의 조합들은 급작스러운 폐지보다는 시범적인 부분폐지 내지는 수의계약에 버금가는 여타 대체수단을 고려해 주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입장을 보이며, 경제논리는 신중하게 풀어가야 하는데 너무 급진적인 ‘개혁’이라는 목소리를 높였다.
생산자의 생산능력에 따른 품질이 제각각이듯 구매자의 취향 역시 천차만별이라는 것이 조합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즉, 제품에 대한 가격대가 다양하듯 구매자의 구매패턴도 가지각색인데 획일적으로 최고의 제품만을 고집하는 정책의 잣대는 한 마디로 현실적인 경제논리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에서 물산업 발전방향에 대한 각종 지표들을 제시하고 있지만 물산업의 근간이 허물어지는 마당에 물산업에 대한 발전방안은 안중에도 없어 엄두조차 내지 못할 일이라며 손사레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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