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과 위해성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5-09-13 16: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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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오염이 심각한 상태 라는 말은 이제 우리주위에서 너무도 자주 듣게 된다. 고도성장이라 일컬어지는 산업화와 경제발전을 이루어 내면서 우리가 불가피하게 안게 된 문제임에 틀림없다. 앞으로도 발전을 계속 이루려면 환경상태가 지금보다 반드시 좋아지리라고 보장하기는 어렵다.

환경오염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크게 두 가지에 목적을 두고 있다. 오염물질에 의한 인체의 피해를 예방하고 자연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생태계가 파괴되면 종국적으로는 인간에게 그 피해가 돌아오게 되므로 결국은 인간의 건강보호와 복지의 증진이란 차원에서 환경문제가 다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근래 선진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환경분야의 일들을 보면 인간의 건강에 초점을 두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고 환경을 개선하고 보존하기 위한 노력들, 예를 들어 공학적 대책, 행정조치 등이 그 근거와 목표를 환경오염에 의한 인체의 건강위해도를 얼마나 줄여줄 수 있느냐에 두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의학이나 보건학에서 환경오염문제를 중요하게 다루기보다는 사회운동 차원이나 정부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이에 필요한 기술만을 도입하면 되리라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다 보면 마치 어둠 속을 항해하는 배가 나침반을 잃어 버려 방향감각을 상실한 것과 같은 일이 생기게 된다. 즉, 환경보건이 정해주는 기본토대나 방향 없이 환경문제를 다루게 된다는 뜻이다.
환경오염물질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이며 급성영향뿐만 아니라 만성적 건강피해가 존재할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가? 가끔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는 환경오염사건들이 과연 얼마마한 건강피해의 가능성이 있는가? 이러한 사건과 관련하여 보도되고 있는 내용이 의학적, 보건학적 사실에 근거한 타당한 것인가? 등의 중요한 질문에 답을 줄 수 있는 방식으로 환경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즉, 안심하고 살수 있는 환경을 논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유해물질이 각각 어느 정도 존재할 경우 건강에 유해한가를 판단하기 위한 과학이 필요하고 다양한 환경기준은 그러한 과학의 산물인 것이다.
이와 같이 오염된 환경으로 인해 발생가능한 위해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정량적인 정보 또는 어느 정도의 위해 수준을 우리사회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가의 판단을 위해 건강 위해성 평가(health risk assessment)란 방법이 도입되고 있다.
건강 위해성 평가란 어떤 독성물질이나 위험상황에 노출되어 나타날 수 있는 개인 혹은 집단의 건강피해 확률을 추정하는 과학적인 과정이다. 즉 유해물질에 대한 역학적, 임상적, 독성학적 및 환경학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주어진 상황에서의 노출로 인해 인간에 미칠 수 있는 건강 위해 범위를 예측하고 평가하는 것이다.
환경오염물질의 노출로 인한 건강 위해도 측면에서, 시민사회에서는 절대안전수준(위해도 ‘0’)을 요구하게 된다. 그러나 수많은 화학물질을 생활의 편리를 위해 사용하는 한, 환경 매체로의 침투가 가능하고 결국 인체노출가능성이 존재하게 되며, 절대 안전이란 불가능하다. 따라서 우리는 어느 정도의 위해는 허용할 수밖에 없음을 받아들여야 하며, 정책결정자들은 위해성 평가 결과를 근거로 하여 다양한 이해당사자(stakeholder)간의 의사소통을 통해 허용 위해도에 대한 합리적인 합일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최근 인체유해성 여부에 큰 관심을 일으키고 있는 문제들을 열거하면 다이옥신등 환경호르몬 문제를 비롯하여 전자파와 먹는물 바이러스 문제 등을 들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도시 대기 중 극미세먼지와 나노기술의 인체위해성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생산, 수입, 유통, 폐기되고 있는 3만 6천여종의 각종 화학물질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아직 미흡하다는 사실은 지금껏 우리가 환경문제를 너무 피상적으로 다루어 오지 않았나 깊이 반성하게 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산업 공단지역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배출원에서부터 면밀히 파악해 들어가는 일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아직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배출된 오염물질이 어떤 과정을 거쳐 우리 인체나 생태계를 오염시키고 피해를 주는지 다 알고 대책을 세우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
이제는 우리나라의 환경관리 대책이 더 이상 피상적인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어떤 물질이 어떻게, 얼마나 인체에 피해를 주는지 평가하여 효과적인 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려면 다음과 같은 준비와 대책이 필요하다.
첫째, 수많은 화학물질과 오염물질을 한꺼번에 관리할 수 없으므로 우선순위를 매길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이 작업만 해도 매우 어렵고 방대한 일이므로 쉽게 생각할 일은 아니다. 둘째, 우선순위가 높은 환경오염문제나 독성물질을 중심으로 인체와 생태계의 안전성에 목표를 두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때 지금까지의 방식과는 달리 환경오염으로부터 인체나 생태계로 전이될 수 있는 가능성을 통합적으로 파악해야 하고 그 위해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셋째,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현재와 미래의 환경문제는 인체와 생태계의 피해 가능 확률에 중점을 두게 되므로 이해당사자간의 의견조정이 더 어렵고 힘들어 지게 된다. 이에 대비하기 위하여 이해당사자를 포함한 일반국민들에게 환경문제의 본질과 위해가능성을 합리적으로 알리고 우리사회의 역량에 맞는 최대의 대책과 방안을 찾을 수 있는 사회적 노력을 차분히 끈기 있게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반드시 언급해야 할 것은 중앙행정부에 환경보건이나 위해성을 다루는 전담부서가 확대되고, 역할이 강화되어야한다. 인체나 생태계의 피해는 그 성격상 매체오염의 종합결과로 나타나므로 현존하는 어느 부서의 책임도 아니며 또 모든 부서의 책임이었다. 이제 좀 더 명확히 역할을 부여해야만 낙후되어 있는 이 분야를 본 궤도에 올릴 수 있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책무가 있으며 환경오염으로 인한 인체나 생태계 파괴문제는 바로 이와 직결된다. 아무리 작은 정부를 지향한다 하더라도 모두 이에 해당될 수 없고 민간이나 순수 연구기관에만 맡길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임을 한 번 더 강조한다.

신동천 / 연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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