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 주조공정 단가 ‘현실화’ … 8년 사용 후 손쉽게 재활용
소재의 변화가‘삶의 질’을 변화시킨다
시대의 흐름은 강산의 변화뿐만 아니라 우리네 식기의 소재까지 변화시켰다. 신석기시대 토기에서 출발해 목기, 유기 등은 선조들의 전통 식기로 사랑받았다. 그러다 등장한 놋그릇, 중량감이 있고 단단했지만 녹이 슬어 닦기가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니었다. 60년대 등장해 서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양은그릇, 이 역시 구멍이 잘 나 땜장이들의 주 수입원이 됐다.
그러던 중 70년대 등장한 스테인리스 그릇. 일명 ‘스뎅’으로 불리는 이 소재의 식기는 녹슬지 않고, 구멍이 나지 않는 주방기기의 ‘신기원’ 이었다. 이후 유리그릇과 다양한 색상의 플라스틱 그릇이 등장했어도 스테인리스 식기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그만큼 위생성이 뛰어나고 소재가 안정화돼 반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수도계량기‘스테인리스’시대 도래 … pb, 중금속 걱정‘뚝’
식기 소재의 변천사처럼 결국 상수도의 주요자재 수도계량기가 스테인리스 ‘갑옷’을 입고 공식 등장했다. 그것도 관계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개발 이후 무려 2년의 시간을 침묵하다 최근 엔지니어들의 입소문을 타고 계량기 시장에 신선한 파문을 만들고 있다.
김포시에 위치한 금속주조 전문기업 삼마금속이 수도미터의 ‘세대교체’를 재촉하고 있다. 삼마금속은 황동계량기가 주종을 이루고 있는 수도미터 시장에 세계 최초로 ‘고강도 스테인리스합금 수도계량기’를 개발, 본격적인 양산체재를 갖추고 시장 진출을 예고하고 있다.
주조기술자 출신인 이 회사의 김정춘 대표가 지난 ’03년 반평생 주조물 연구의 결실로 개발한 스테인리스 계량기는 인체에 유해한 pb등의 중금속, 환경호르몬이 전혀 검출되지 않는 차세대 수도미터로 출시 전부터 관계기관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미 생산기술연구원과 화학시험 연구원에서 까다로운 검증을 거친 ‘스테인리스 수도계량기’는 지난해 4월 수도미터로는 국내최초로 ‘환경마크’ 인증을 받기도 했다.
김 대표는 “황동계량기나 금속관을 통과한 음용수는 인체에 유해한 납 등의 유해성분이 검출되고 있다” 며 “황동계량기와 달리 스케일링이 발생하지 않고 유해성분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스테인리스 수도미터야말로 친환경 웰빙 시대에 적합한 차세대 수도계량기”라고 강조했다.
깨끗한 외형, 개선된 위생성 … 8년 사용 후 전량 재활용
삼마금속이 개발한 ‘스테인리스 수도미터’는 일단 외형에서 시선을 묶어둔다. 페인트가 칠해 진 원색의 황동계량기와 달리 전 외갑이 스테인리스 304~316 주물로 이뤄져 한눈에 보기에도 위생성이 탁월하다. 이를 비유하자면 마치 수십 년 놋그릇을 사용하던 며느리가 갓 들여온 스텐 식기를 바라보는 기분과 흡사하다. 일단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주조된 수도미터는 스테인리스 고유 특성을 간직해 내충격과 강도가 뛰어나다. 김 대표는 자사의 신제품에 대해 “내마모성이 탁월해 영구적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법률로 8년마다 교체하도록 규정돼 있는 수도계량기의 외갑을 고강도 스테인리스로 주조해 사용하고 이 후 판매사가 매입하는 방식 등을 통해 이를 다시 사용하는 ‘자원순환형’ 계량기가 탄생하는 셈이다.
이미 내구성, 용출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획득한 스테인리스계량기는 손쉬운 초음파 세척만으로 재사용이 가능해 자원이 부족한 국내 현실에 외화 절감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수 주조공법 개발‘가격현실화’… “스테인리스 계량기 시대 곧 온다”
그렇다면 위생성, 내구성에서 타 소재의 추종을 불허하는 스테인리스 계량기가 왜 이제야 세상에 소개되기 시작한 것일까. 문제는 원료단가에 따른 타 소재와의 경제성에 있었다. 다소 고가의 스테인리스 소재는 불가피하게 계량기가격 원가상승이란 부담이 뒤따를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몇몇 개발자들은 환경위해를 일시에 해결한 차세대 소재에 대한 소망만 품은 채 신소재 제품개발의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그러나 스테인리스를 이용해 친환경 계량기를 만들겠다는 김 사장의 집념은 마침내 생산 능력을 극대화한 신공법을 개발, 국제 특허를 준비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특허 출원중인 이 주조기술은 KT마크와 GR마크까지 획득할 예정이어서 혁신기술을 갈망하는 관계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김정춘 대표는 “개발된 신공법은 기존의 주조 상식을 뛰어넘는 혁신 기술” 이라며 “하자 없는 우수제품만을 생산해 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친환경 고강도 스테인리스 수도계량기를 확대 보급시킬 것”이라고 역설했다. 삼마금속의 관계자에 의하면 이 기술은 제조공정을 획기적으로 개선 생산량을 극대화시키며 결국 황동계량기에 보다 근접한 가격대를 형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속주조에 한 평생을 바친 한 중소기업 대표의 피나는 노력이 친환경 수도계량기의 ‘세대교체’를 얼마나 앞당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031)989-8795~9
취재 / 이상복 기자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