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1컵 정화에 3,000ℓ물 필요하다?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5-11-01 11: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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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환경 캠페인이나 신문지상을 통해 자주 등장하는 수질 정화 통계. 이들 캠페인은 무심코 버려지는 음식물 폐기물을 정화하려면 ‘소주 한잔에 1톤, 식용유 4톤, 우유 한잔에 3톤’ 등이 필요하다고 경고한다.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지만 ‘정말 그렇게 많은 물이 필요할까’하는 궁금증도 생긴다. 이번호에서는 물 1컵(150㎖)을 정화할 때 정말 3톤의 물이 필요한지 알아본다.

‘희석’은 오염물질 농도를 떨어뜨리는 1단계 정화
사람들이 배출하는 모든 물질은 환경을 오염시킨다. 단지 정도가 다를 뿐이다. 때문에 어느 정도 까지 오염물질의 배출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된다. 이에 대해 우리는 ‘자연생태계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까지’라는 답을 곧잘 듣게 된다. 그렇다면 자연생태계가 수용한다는 뜻은 무엇인가? 이는 인간이 배출한 오염물질이나 스트레스를 받은 자연생태계가 그 생태계 자체의 평형을 깨뜨리지 않고 안정성을 계속 유지한다는 의미이다. 자연생태계가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스스로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능력을 우리는 자정작용 또는 자정능력이라고 표현한다.
자정작용은 자연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가지 물리, 화학, 생물학적 현상의 복합적인 작용의 결과이다. 따라서 자정능력은 각각 생태계의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즉, 바다와 강과 호수의 자정능력이 다르고 강들 사이에서도 강의 폭, 길이, 수량, 유속에 따라 차이가 나며 같은 강에서도 계절적으로 변화하게 된다. 자정작용을 이루는 구체적인 현상으로 희석, 중화, 흡착, 침전, 분해과정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오염물질이 강에 흘러 들어오면 먼저 강물과 섞이는 희석작용이 일어난다. 희석에 의하여 오염물질의 농도가 급격히 감소하게 될 뿐 아니라 오염물질이 갖고 있는 생물체에 대한 독성도 같이 줄어들게 된다.
희석의 정도는 오염물질의 양과 유입속도, 강물의 양과 유속 등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희석과 함께 오염물질의 산성도가 강물과 섞이며 중화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또한 오염물질은 물속에 떠있는 고형 물질의 표면에 흡착됨으로서 물속에 녹아 있거나 남아 있는 양이 줄어들게 되어 결과적으로 물 속 생물들에게 직접 주는 피해가 감소하게 된다.

농약성분까지 분해시키는 청소부 ‘미생물’도 큰 몫
물속의 부유물질에 흡착된 오염물질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부유물질과 함께 물밑바닥으로 가라앉게 된다. 이러한 침전현상은 물속의 오염물질의 양을 현저히 줄여주며 물밑바닥의 토사층과 섞여 오염물질의 독성이 물 속 생물에게 미치는 영향 또한 현저히 줄이는데 크게 기여한다. 하지만 이러한 물리화학적 반응에 의해서는 오염물질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염물질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없애는 반응은 생물체에 의해 일어난다. 자연계의 많은 생물 중에서도 미생물은 다양한 종류의 오염물질을 분해시키는 능력이 탁월하여 자연계의 청소부라고 불린다. 미생물이 청소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까닭은 미생물은 지구상의 어디에나 상당히 많은 양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미생물은 크기가 매우 작아 번식을 하는 시간도 짧다. 여름철처럼 온도가 높아 조건이 좋은 경우는 1시간 정도면 개체수가 2배로 늘어 날 수 있어 다른 생물에 비해 매우 빠른 시간에 더 많은 물질을 이용 할 수 있고 따라서 오염물질의 분해속도가 빠르다.
미생물의 청소부 역할을 수행하는 또 다른 장점 중의 하나는 미생물은 다른 생물들이 이용할 수 없는 오염물질들도 분해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오염물질을 완전 분해시켜 생물체에게 무해한 물과 이산화탄소로 만든다는 점이다. 디디티와 농약성분처럼 독성이 강한 인공합성물질 조차 분해 시켜 자신의 영양물질로 이용할 수 있다.

'우유 1컵 정화 = 3,000ℓ'는 단순한 숫자계산
이처럼 복합적인 반응에 의해 이루어지는 자정작용의 원리를 응용하여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생활하수와 산업폐수를 생물학적으로 처리하여 왔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우유 1컵(150㎖)을 버릴 경우 3,000ℓ의 물이 필요하다”라는 주장은 합리적인 주장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 주장은 우유 한 컵의 생물학적 산소요구도(BOD)를 측정하고 이 농도를 하수나 폐수배출허용기준에 맞추려면 몇 배로 희석하면 될지를 따져 2만 배라는 숫자를 계산한 단순한 논리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자연계가 갖고 있는 복합적인 자정작용 중에서도 단지 희석이라는 한 가지 반응만을 기준으로 하여 계산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자연생태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과는 매우 다른 것이다. 우유는 냉장고에 며칠만 넣어 두어도 쉽게 상하는 음식이다. 이것은 우유는 미생물에 의해 분해가 매우 잘 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실제로 자연계에서는 우유를 이렇게 2만 배나 되는 많은 물을 들여 희석하지 않아도 미생물에 의해서 쉽게 분해될 뿐 아니라 우유와 같은 음식물을 처리하기 위하여 단순히 인위적인 희석만 하지는 않는다.

자료제공 - 환경과공해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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