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식하수도로의 재정비를 시민이 요구하여야 !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6-10-21 15:4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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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도는 두가지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여야 한다. 비가 올 때는 빗물을 잘 흘려보내 집주변 침수를 방지해야 하고, 또 평소 수세분뇨를 포함한 생활오수는 집에서부터 하수처리장까지 한번도 지체하지 않고 흘려보내 깨끗이 처리하여 공공수역으로 내 보내는 일이다.

하수관거시설 정비의 필요성
근대하수도는 공중위생 특히 콜레라 대책을 목적으로 19세기 중반부터 유럽 도시에서 조밀한 하수관거 설치로 시작하였다.
1817년 이래 6번에 걸친 콜레라 대유행으로 유럽 도시는 수십만의 사람들이 사망하는 대참사를 겪는다. ‘영국 공중위생의 아버지’로 불리는 채드윅은 1841년 런던의 빈민층 거주지역에 대한 철저한 현장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한 ‘위생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였는데, 그가 내린 결론은 지금도 대단한 탁견이다.
하수도가 빗물 배제라는 종래의 기능에 더하여 도시의 불결하고 비위생적인 생활환경을 개선하여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완벽한 하수관거 시설의 정비가 필수적이며, 이것을 국가 환경위생 행정의 중심으로 하여야 한다고 그는 역설하였다.
그때까지 집집마다 있던 저류식 변소를 폐지하고 수세식 변소로 바꾸며, 이때 가정에서 나오는 생활오수(수세분뇨 포함)는 부패조(우리나라의 단독정화조에 해당함)가 아니라 하수관으로 바로 배제한다. 더욱 놀랄만한 점은 이뿐만이 아니라 하수관은 길바닥의 더러운 폐기물도 받아 들여 청결한 거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이런 하수를 수역으로 바로 내보내지 말고 하수와 폐기물을 시가지에서 농촌으로 운반하여 비료성분으로 판매하고 그 재원으로 건설비를 확보할 수 있겠다는 구상까지 밝혔다. 비록 당대에 실현은 못봤지만 오늘날의 ‘하수도 자원화’의 개념의 싹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유럽은 물론 미국, 일본 등 선진국 도시들은 20세기 내내 이처럼 수세분뇨를 바로 내보낼 수 있는 정도의 완벽한 하수관거 시설의 설치에 주력하고 나서 하수처리시설을 본격적으로 정비하여 온 바 있다.

하수관거시설의 열악한 속사정
우리나라의 하수도 현실은 어떤지 직시해 보자. 수도 서울을 위시한 대도시들은 아직도 집 또는 건물마다 수세분뇨는 단독정화조(부패조)를 거쳐 하수도로 내보내고 있다. 그 설치비는 물론 매년 정화조 청소비도 따로 부담 시키고 있지 않는가. 선진국 어느 도시도 하수도시설이 있는데도 분뇨정화조 청소차량이 골목을 다니는 곳은 없다.
분뇨정화조에서는 모기 등의 해충 서식은 물론 메탄가스, 황화수소 등의 악취물질이 발생하여 하수관으로 빠져 나오고 있으며, 지상의 골목에는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에 기인한 악취로 우리나라 도시의 골목 환경은 정말 선진국과는 거리가 멀다. 근본적인 것은 정화조의 문제가 아니라 이를 두지 않으면 안되는 우리 하수관거 시설의 열악한 속사정에 있는 것이다.
왜 우리는 선진국 도시와는 다르게 길거리에서 하수도 냄새와 음식물쓰레기 악취를 맡아가며 살아야 하는가. 선진국 도시는 청결한데 우리는 서울 거리도 어딘지 모르게 쾌쾌한 냄새가 배어있다. 우리는 늘 지내니까 느끼지 못하지만 외국에서 오래 지내다 온 사람이면 금방 식별이 가능하다.
또 해마다 겪는 도시저지대 침수피해를 당연한 것으로 치부해서는 안된다. 도시 저지대에도 변변한 우수저류시설하나 갖추고 있지 않아 지하셋방 서민들의 여름은 아직도 빗소리가 무섭다.
이처럼 명백한 후진성 생활환경은 어디에서 연유하며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이 문제를 거론하는 시민단체나 정치인의 이슈를 본 적이 없어 더욱 답답하다. 여기에는 하수도 당국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실질적인 하수도서비스는 이 모양으로 후진국 수준인데 하수도보급율 지표는 왜 선진국(예, 일본)보다 이미 높게 공표하고 있는가.
선진국의 전형적인 하수도사업비의 구성은 우리와 정반대이다. 즉 총사업비의 70% 정도는 하수관거정비에 들고, 나머지가 하수처리장 건설에 들었다.
반면에 우리는 하수처리장 설치에 70%를 써왔으며, 하수도보급률은 하수처리율로 선진국과 기준이 같다. 수도 서울 등 국내 대도시의 하수도보급율은 이미 100%, 이제 무슨 근거로 하수도정비 예산을 신청하여 선진국 수준의 하수도로 제대로 만들 수 있을 것인지 실로 걱정이다.
하수도에 관한 한 시민환경운동단체의 오해도 문제다. 근래 음식물쓰레기 분쇄기(디스포자)를 이용한 하수도시스템 구성에 대한 심포지엄이나, 공청회 등에서 선진국형 하수도 정비를 전제로 한 디스포자 사용의 공론화를 거론하였을 때 매우 민감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는데, 좀 불편하더라도 우리 국민은 수준이 높아 감수할 수 있으니 지금처럼 음식물쓰레기는 분리수거 후 자원화 하는 현행의 환경부 폐기물정책을 다시 흔들지 말라는 것이 포인트였다.

하수도시설의 현대화
거듭 말하지만, 일부 대형식당 등에서 다량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는 의당 분리수거해서 부패하기 전에 동물의 사료로 재활용하거나 아니면 퇴비화하면 일정량의 음식물쓰레기는 분명 현행의 자원화 정책으로 대응 가능할 것이지만, 모든 가정에서 생활로부터 나오는 특히 부패성 음식물쓰레기는 선진국에서처럼 당연히 하수도가 이를 간편히 해결해 주어야 한다. 오히려 음식물쓰레기는 수세분뇨와 함께 쉽게 하수처리 과정에서 메탄가스로 전환되어 전력생산으로 자원화가 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제대로 된 하수도시설 즉 하수관거시설과 하수처리장 시설의 현대화를 시급히 이루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대로된 하수도시설을 시민이 요구하여야 한다. 그래야 정치인이 관심을 가지고 이슈화할 것이고, 그래야 가시적인 정책으로 구현되어 우리의 골목과 거리가 선진국 수준의 청결한 생활 환경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우리는 미국 뉴욕이나 일본의 동경 골목보다 더 청결하게 지낼 수 있다. 현대식 하수도정비를 시민이 활화산처럼 요구하는 경우에 말이다.
김응호 홍익대 교수, 하수도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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