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뿐 것만 보고 이뿐 것만 먹어라’,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이왕이면 다홍치마’, ‘이뿐 것이 잘 보인다’…모두 겉모습과 관련된 말들이다. 얼짱, 몸짱이란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외모 지상주의가 팽배해진 시대. 상처 없이 깨끗한 포장용 농산물에 손이 간다. 하나같이 가지런하고 모난 곳 없이 말끔하다. 벌레 먹고 제각각인 건 영 찜찜하다. 하지만 기억하나? 어릴 적 밥상에 올라온 벌레 먹은 상추를 보며 지저분하다고 투덜거릴 때 어머니는 이렇게 타이르셨다. 지저분한 게 더 깨끗한 거라고… - 편집자주 -
보기 좋은 음식을 원하는 이유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은 겉모양이 좋으면 속도 좋다는 얘기다. 우리들은 다른 사람의 겉모습으로도 대충 그 사람의 나이나 건강상태, 나아가 어디가 아픈지도 알 수 있다.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얼굴이나 피부 등 신체에 그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식물도 영양부족이나 생리장해, 병충해 등을 입으면 잎이나 줄기, 열매 등에 그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겉 모습으로 어느 정도 그 식물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그러니 우리가 농산물을 고를 때 이왕이면 큼직하고 빛깔과 모양이 좋은 것을 고르려 하는 것은 당연한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오늘날 겉모습이 좋아 보이는 농산물들은 우리 몸에도 좋은 것일까?
겉과 속이 다른 농산물은 화학비료 탓
요즘 우리 사회에 외모를 중시하는 풍조가 있다. 성형수술을 하는 사람들도 많이 늘고 키가 작다고 호르몬제를 복용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크고 미끈한 보기 좋은 농산물을 고르려 하니 농부들도 그러한 농산물을 가꾸려고 애를 쓴다. 우선 오늘날의 농사는 손쉽게 크고 많은 소출을 내기 위해 다수확 품종을 선택하고 화학비료를 듬뿍 주어 키우려 한다. 그러나 화학 비료의 사용은 유기질 거름과는 달리 질소, 인산, 가리 등의 기본적인 필수 영양소만을 무기질 형태로 주는 것이어서 미생물이 자라지 못하는 죽은 흙을 만들고 식물이 필요로 하는 미량원소 등 다른 영양소는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게 한다. 때문에 화학비료를 듬뿍 주어 키운 작물은 마치 사람들이 편식에 과잉 영양으로 비만이 되듯 지나칠 정도로 크게 자라나 약할 수밖에 없고 맛과 영양도 떨어지게 된다. 그러니 이러한 농산물은 겉보기에는 좋아 보일지 몰라도 우리들 건강에 좋은 먹거리는 못 된다.
인간의 욕망이 낳은 농약, 식물은 병들다
화학비료로 키운 작물은 허약해 병충해에 매우 약하기 때문에 이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농약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이러한 농약은 겉보기에 흠 하나 없는 미끈한 농작물을 만들어 주나 토양과 작물에 그 성분이 남아 우리의 건강을 크게 위협한다. 그리고 제초제나 농약의 사용은 그 식물의 고유한 특성을 약화시킨다. 하나의 식물은 자연에 존재하는 수많은 생명들의 보이지 않는 다양한 생존 관계 속에 나름대로 적응하며 생명력인 개성을 갖게 마련이다. 즉 식물이 주위 풀과 경쟁하고 병해충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저마다 쓴맛, 신맛, 특유의 향과 냄새, 거칠고 질긴 것 등의 특성을 갖는 것이다. 그런데 제초제와 농약으로 흙과 생태계가 죽고 혼자만 있으면 이러한 특성이 필요 없어지게 되고 그가 지닌 고유의 맛도 잃는 것이다.
미꾸라지도 천적인 메기와 함께 자랄 때 생명력이 강해지고 더 맛이 있다고 한다. 벌레 먹은 자국도 없는 깨끗한 작물일수록 보기에는 좋을지 모르나 싱겁고 맛이 좋을 리 없다.
농산물 성형을위한
각종 화학약품
요즘은 사시사철 보기 좋은 채소들을 내기 위해 성장호르몬제의 사용도 일반화 되어 있다. 비닐하우스 내에서는 난방으로 온도는 맞추어 준다 하더라도 벌과 나비 등이 없어 자연 교배가 어렵고 일조량의 부족 등 여러 문제가 있으니 이러한 약제들을 쓰게 되는 것이다. 심지어 단순히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각종 생장조정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렇게 키워진 농산물은 역시 보기에는 좋으나 인간에게도 매우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이렇듯 크고 미끈하게 잘 생긴 농산물은 공장에서 물건을 만들 듯 대개 살충제에 제초제, 성장촉진제, 착색제, 방부제 등 온갖 화학약품으로 만들어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 오늘날에는 보기 좋은 농산물은 빛 좋은 개살구인 셈이고 나아가 우리의 건강을 해치는 것일 수도 있다. 사실 유기농으로는 보기 좋은 농산물을 내기란 쉽지가 않다. 그렇지만 소비자들이 보기 좋은 농산물만을 고르려 할수록 이러한 약품의 사용을 유도하는 셈이다. 어찌보면 사람도 큰 사람, 작은 사람, 마른 사람, 뚱뚱한 사람 등 다양하고 그 나름의 역할을 하듯, 농작물도 제 각각인 게 당연하다. 농산물이 잘 생겼던 못 생겼던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섭취하는 것이 오히려 우리의 건강에 좋을 수 있고 먹거리의 안전성을 지키는 것이다.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