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하수도보급율 지표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7-10-15 18:5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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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하수도정비 정책 수행상 현재 가장 큰 걸림돌은 그 정비지표로 정부에서 공표하는 하수도보급율에 있다고 다시 지적하고 싶다. 하수도보급율은 다른 말로 바꾸면 제대로 된 하수도시설을 갖추는데 들어가는 투자 상황의 진척도를 알려주는 백분율로 보아도 무방하다.

선진국의 경우, 일찍부터 하수관거정비에 많은 투자를 하였으며, 하수도시설은 바로 집 가까이 있던 부패조(우리의 정화조에 해당함)를 없애고 신속히 수세분뇨를 포함한 오수를 배제하여 위생적인 주변 생활환경을 만들기 위한 공중위생시설로서 하수관거시설을 설치하는 것으로 출발하였다.

19세기 중반 이후 그 피해가 극심했던 콜레라 대책으로 하수관거 정비가 시작된 것이, 지금보면 우습지만 구미와 일본 등 하수도선진국들의 공통된 배경이 되었던 것이다. 하수도보급율은 원래 하수관거보급율로 시작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하수관거정비만 하고 오수를 하천 등으로 방류한 결과 그 후 공공수역의 수질이 매우 오염되어 피해가 고스란히 다시 그 물을 생활용수로 이용하던 주민에게 되돌아 오게 되었던 것이며, 그래서 20세기 들어 하수처리사업까지 하수도사업의 영역으로 확장되었던 것이다.

20세기 후반에 들면서 선진국의 하수도행정의 중심은 그동안 막대한 재정과 시간을 투자했던 하수관거정비를 대부분 완료하고 이제 하수처리장 정비 중심으로 옮겨 갔으며 그 무렵 자연히 하수도보급율의 지표는 하수처리율을 가지고 다시 수치화하였던 것이다.

일본은 이러한 구미의 하수도정비상의 시행착오를 인식하고 이를 교훈 삼아 근대하수도 정비를 시작한 20세기 초반부터 하수관거시설과 하수처리장 설치를 하나로 묶어 처음부터 원세트사업으로 해서 지금까지 하수도를 정비해 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1970년대까지 하수관거정비는 근대 공중위생시설로 정비되었다기 보다는 그간의 우수배제시설을 약간 복개하는 수준에서 그대로 오수를 내 보내는 것으로 살아 왔던 것이다. 중앙정부에서 하수도법을 제정한 것이 1966년의 일이며, 그나마 1978년 건설부에 하수도과를 설치하기 이전까지는 중앙정부의 하수도 예산은 전무하였다.

이러한 배경하에 합류식을 채택한 대도시에서는 아직도 단독정화조(부패조에 해당함)를 두고 있어, 악취는 물론 모기 등의 해충의 서식처를 집안에 두고 있다. 음식물쓰레기 악취까지 맡아가며 살아야하는 비위생적이고 후진적인 도시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근대하수도를 도입한 선진국의 도시에서는 결코 그 예를 찾아볼 수 없는 이런 기형적인 하수도시스템을 서울시가 현재까지 적용하고 있다는 것은 후진국적 시스템속에 시민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이러한 실정과는 상반되게, 현재 우리의 하수도보급율은 놀랍게도 그동안 한 세기에 걸쳐 하수도를 정비해 왔던 일본보다도 훨씬 높게 공표되고 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공표 지표인 ’05년말 기준으로 보면, 일본은 63.5%인데 비하여 우리나라는 83.5%로 우리가 20%나 앞서 있는 것으로 나와있다. 이 지표가 정확한 근거와 자료에 의한 통계 수치인지 내용을 공개하여 하수도 지표가 허구이지, 아닌지를 국민들이 정확하게 알게해야 할것이다.

우리나라가 앞으로 명실상부 선진국 반열에 들기 위해서는 이제 눈에 보이지 않는 하수도 시설에 제대로 투자를 해서 선진국형 하수도서비스를 시민들이 누려야 하겠기 때문이다. 일본하수도협회의 세계각국에 대한 하수도보급율을 소개하는 사이트에서는 일본은 63.5%로 덴마크(98%), 영국(97%) 독일(91%), 캐나다(81%), 미국(71%)보다 아직 많이 뒤처지고 있어 일본 국민들에게 아직 하수도투자를 대규모로 해야 한다는 근거로 활용하고 있다.

여기서는 한국을 하수도 보급률 50%로 소개하고 있어 우리정부가 공표한 수치하고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국가 신뢰도를 측정하는 국제기구들이 한 국가의 신뢰도를 측정할 때 그 나라에서 공표한 통계수치가 사실인지 여부가 신뢰도 등급을 메기는데 커다란 영향을 미치므로 일본 하수도협회가 발표한 보급률 수치가 사실인지 여부를 가려야 할것이다.

또한 우리정부가 공표한 수치가 사실이면 일본 하수도협회에 공식 항의해야 할 것이며, 우리정부가 공표한 수치가 잘못되었다면 문제점을 파악 즉각 시정해야 국제 신뢰도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정부 시책중 하수도보급율 통계수치공표가 설령 미미한 부문이라 할지라도 절대 간과하여서는 아니된다.

우리나라 하수도 보급률의 계산에는 하수처리율만 반영하고 하수관거 정비 부분은 전혀 반영 되지않는 산정법을 채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 ’02년 하수관거 특별정비 원년’ 선언이래 하수관거 정비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정작 보급율 신장은 아주 미미한 실정에 머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선진국의 하수도사업비의 배분을 보면 대개 하수관거 정비에 전체 사업비의 약 70%가 소요되고 하수처리장 건설에는 약 30%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진국 도시의 경우 앞서도 언급했듯이 이미 돈 많이 드는 하수관거정비는 19세기 말부터 오랜 시간을 두고 그 설치를 완료한 상황에서, 20세기 후반들어 하수도보급율로 하수처리율을 행정 지표로 채택한 바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많은 돈이 드는 하수관거정비는 제대로 하지 않고 70년대 초반부터 경제성장 지상주의 그늘 속에 묻혀버린 공공수역의 극심한 수질오염 문제부터 시급히 해결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었다.

70년대 서울의 청계천, 안양천, 중랑천 주변을 위시한 전국 도시 하천의 지독했던 하수 악취를 경험하지 않았던가. 결국 우리나라 하수도보급율 문제도 이러한 시대적 상황의 산물인 것은 틀림없지만, 이제 국민소득 2만불 시대를 맞아 또 앞으로 4만불 시대를 열어야 하는 새로운 시대 상황을 하수도분야에서도 능동적으로 맞이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구시대의 산물인 현행의 하수도보급율(실제는 하수처리율)을 이제 미래형 시설로 재정비되는 하수관거정비를 함께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정비지표로 전환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우리나라 하수도 전국보급율 지표가 언제 어떤 연유로 선진국 지표인 하수처리 인구를 기준으로 산정하게 되었는지 그 경위를 연구한 적이 있다. 70년대말 급속히 심화한 수질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당시 정부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하수처리장 건설을 계획하였으나 재원이 없어, 일본정부(OECF) 차관 도입을 추진하였으며, 그 타당성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이미 당시 집계된 하수도(하수관거)보급율이 일본보다 높게 나와서 몹시 당황하였다.

당시 집계된 하수관거는 개발 지상주의 시대의 성과 논리주의에 눌려 부실하기 짝이 없는 하수관거시설을 모두 정상적인 관거시설로 일선 공무원이 보고하였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이를 바탕으로 집계된 하수도(하수관거)통계 수치를 산출 하다보니 하수도 보급율이 일본보다 높았던 것이다. 하수도가 더 많이 보급된 나라의 정부에서 보급률이 낮은 나라인 일본에서 하수도 차관을 도입하려는 것이 되어 버려 어떻게 타당성을 입증할 수 있었겠는가.

그 때 우리나라는 76년에 처음으로 청계천 하수처리장이 가동되기는 했지만, 당시 선진국의 지표이기도 하였던 하수처리인구를 기준으로 하는 하수도보급율로 변경하면 일본에 비해 그 값이 많이 낮았기 때문에 차관도입의 타당성을 입증하는 모양새를 갖출 수 있었던 것이다. 이때부터 우리나라 하수도보급율은 하수관거정비와는 동 떨어진, 하수처리장 건설 실적 위주로 하수도보급율이 새로 산정되게 되었다.


이와같이 하수처리율을 하수도보급율로 외견상 선진국형 지표로 전환하면서, 초기 한동안은 정책지표로서 상당한 설득력을 가지는 듯했다. 그러나 대도시 하수처리장이 가동되기 시작하면서 상류지역 하수발생인구가 앞서 지적하였던 하수관거상태의 불량과는 아무 관계없이 일거에 하수처리인구로 편입 산정되었으며, 그 바람에 어떤 때(예 1985년)는 보급률 지표가 한해에 10%씩이나 증가하는 등 선진국에서 전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과대 수치로 나타나는 부작용이 시작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필자는 이미 80년대 말(1988년, 대한상하수도학회지 논설)에 이러한 하수도보급율 정비지표가 앞으로 우리나라 하수도의 본질적인 발전을 가로막는 큰 문제가 될 것임을 지적하고, 대신 하수관거정비율과 하수처리율을 동시에 고려하는 하수도정비율 개념의 지표화 도입을 제안한 바 있다. 다시말해 기존의 부실한 하수관거와 ‘정비관거’를 구별하고, 정비관거는 가시적으로 수세분뇨를 직 배출하는 정비된 관거로 정의하면 통계작성에 무리가 없다는 것을 제시하였던 것이다. 물론 합류식의 경우 기존의 부실하긴 하지만 우수배제용으로는 그 기능을 잘 발휘하고 있는 부분은 그만큼 보급률 지표에 반영해 주어야 한다.

이제까지 정부도 수차에 걸쳐 그 불합리성을 교정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연구(1989년, 하수도시설정비를 위한 조사연구 연구, 등) 추진 등 노력은 하였지만 결과는 지금도 우리는 하수처리율을 그대로 하수도보급율로 고수하고 있으며, 지난해에 발주되었던 국가하수도종합계획 연구 과제에도 ‘실질적 하수도보급율’ 지표 개발이 포함되는 등 이 문제는 사실 아직 논의가 진행중에 있다.

하수관거정비에 많은 재정을 투입해서 하수관거를 신규 또는 재정비 하여도 실제 하수도시설의 보급율 지표에는 전혀 반영할 수 없어, 국회나 지방의회에서 하수도예산을 확보하는데 매우 불리하기 때문에 현재 하수도분야 발전의 큰 걸림돌이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서울시의 경우를 예로 보면, 기존의 하수관거보급율은 물론 하수도보급율 모두 100%로 공표하고 있어, 지표상으로는 서울시 하수도는 이미 유지관리 비용만 필요하지 하수관거종합정비 사업 등과 같은 대규모 신규사업의 필요성을 설명할 근거가 없는 실정이다. 이보다 더 하수도발전을 옥재고 있는 일이 어디 또 있겠는가?

앞서 구미의 하수도정비 패턴이 선-하수관거, 후-하수처리장 정비 방식이라 할 수 있고, 일본은 하수관거 및 하수처리장의 동시정비 시스템인데 비하여, 우리는 하수처리장 우선정비 및 하수관거 후순위 정비라는 매우 특이한 패턴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정비패턴의 특성에 맞추어 하수도정비 지표의 내용은 달라 질 수 있으며, 굳이 우리가 구미의 패턴에 근거한 하수처리율을 가지고 하수도보급율 지표로 계속 사용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앞서 언급했던 일본정부의 하수도 차관 도입 타당성 조사 보고서용으로는 하수처리율 기조의 하수도보급율 사용이 불가피하였던 점은 인정되나, 그 후로도 계속 우리 몸에 맞지 않는 구미형 지표를 사용하고 있을 이유는 없다고 본다.

오히려 그 부작용이 크게 나타나 우리나라 하수도 발전을 위한 예산 확보에 도움은 커녕 장애가 되고 있다. 이제 정부는 물론이고, 지자체들도 하수도정비 지표를 구체화하여 사용하고, 이미 공표된 전국 ‘보급율’은 어쩔수 없어 그대로 두더라도, 이제 부터라도 새로운 지표(예를 들면, 정비율 등)를 도입하여 시민들에게 비교적 정확하게 하수도 투자의 진척율을 쉽게 알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9월 개최되었던 ‘서울특별시 하수관리체계 개선방안 토론회’ 주제발표에서 필자는 서울시의 하수도보급율(정비율 기준)은 제2세대 하수도를 기준하면 67%, 선진국형 제3세대 하수도를 목표로 하는 경우 이제 겨우 53% 수준이라고 발표한 적이 있다. 기존의 공표 보급률 100%와는 너무 큰 차이를 보이고 있으나, 실제 서울시의 하수도시설 수준을 선진외국과 비교해 보면 필자의 발표가 무리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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