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칼럼-기후 변화로 인한 전염병

이렇게 준비한다
이종구 | eco@ecomedia.co.kr | 입력 2009-06-02 10:4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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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은 지금까지는 주로 온실가스 감축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근본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합당한 노력이지만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지금 당장 온실가스 배출량이 동결되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기후변화는 피할 수 없기 때문에 피해를 예측하고 예방하는 적응 노력이 함께 실행되어야 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은 이미 많은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고, 그러한 변화는 최종적으로 건강에 영향을 주게 된다. 폭염, 기상재해로 인한 직접적 피해와 생태계 변화에 수반되는 전염병, 수인성·식품매개질환 등 다양한 영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저개발국가, 경제·사회적 약자는 에너지 사용량이 적고 따라서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한 책임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더 큰 건강피해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이 더 큰 피해를 당하고 있는 현실을 예로 든다면 설사를 일으키는 이질, 콜레라, 원충성 질환 등 수인성질환이 증가(전세계 연 180만 명 사망)되는 상황을 볼 수 있다. 다른 전염성질환은 감소하나 말라리아, 쯔즈가무시, 렙토스피라, 유행성출혈열 등은 증가할 수도 있다. IPCC 4차보고서에 의하면 영양결핍, 심장병과 전염병 등의 증가하고 열파, 홍수·가뭄 등으로 인한 사망자수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질병을 매개하는 동물 분포의 변화를 전망하였다. 기후변화로 인한 건강영향의 발생기전을 규명하고 예방 및 적응 방안의 개발 등을 위해서는 생태, 보건, 의학, 수의학, 독성, 미생물, 기상, 건축, 수질, 대기, 해양, 식품 등 매우 다양한 분야가 함께 필요하다. 어느 한 분야의 학문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고, 정부의 정책 담당자, 기업, 시민사회단체 등 다양한 영역의 협력이 요구된다. 학문적으로도 수의학, 의학, 환경공학 등 다양한 전공분야의 전문가가 필요할 것이다. 무엇을 연구할 것인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정책과제가 있다면 누가 할 것인지에 대해서 거시적이면서도 명료한 기후 변화 대응리더십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우리나라의 말라리아, 쯔즈가무시증 등 기후변화 관련 전염병이 예년과는 다른 시기에 증가하고 있어 그 대책을 놓고 부심하고 있다. 기온, 강수량, 습도 등의 변화는 전염병의 원인 미생물, 매개체의 생태 등에 영향을 미치고 결과적으로 전염병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서 여행 등을 통해 해외에서 유입되고 있는 전염병과 매개체에 대한 대비와 관리를 위해 감시체계와 모니터링을 지역별로, 표본별로 상시운영하고 있다. 2009년, 올해의 보건 분야 키워드는 기후변화이다. 향후 기후변화대책이 보건 분야의 화두가 될 것이 틀림없다. 전염병의 발생기전은 밝혀진 부분만큼 아직까지 알지 못한 부분도 있다.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은 국민이 전염병을 염려하지 않아도 되는 국가의 보건 안전망에서 출발한다.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의 필요성은 이러한 안전망을 보다 촘촘한 시스템으로 만드는 일이 될 것이다. 개인의 위생수준이 나아지고, 국가의 경제수준과 문화가 향상되면 과거와 같은 급성 전염병에서 자유로울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오히려 육류의 소비가 늘어나면서 소나 돼지와 같은 개체수가 늘어나고 신종 전염병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 전 지구적인 현실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러한 위협에 대한 최전방의 파수꾼이라고 생각하고 국민들의 ‘안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긴급상황에서 질병과 국민을 ‘격리’시킬 수 있는 감시체계를 작동시키고, 조사,실험,연구 등이 서로 적절한 시기에 융합하고 우리나라의 발달된 IT 기술을 적용한다면 국민들의 건강도, 삶의 질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종구(질병관리본부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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