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듯 숨어 있는 우리의 강점>
무수한 사례들을 열거할 수 있겠지만, 자동차를 잘 만든다거나 IT 강국이 되었다거나 하는 전형적인 것이 아니라, 평범한 듯 숨어 있어도 우리 저력을 표출하는 상징성이 강한 사례를 중심으로 역량이 우리의 내부에서 어느 수준까지 포화되어 있는지를 가름하여 보기로 하자.
일본 NHK에서 하는 ‘전국노래자랑’ 방송을 시청한 적이 있는 사람들은 느끼겠지만, 그들의 성인 노래자랑 경연은 마치 교장 선생님이 참가하여 심사하고 있는 교내 학예대회를 연상시킨다. 대체적으로 고요하고 얌전하며 차분하여 진행자와 출연자들의 거동은 세련되다 못해 교양적으로까지 보인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 KBS에서 하는 전국노래자랑은 왁자지껄하여 그야말로 북새통 같다. 절제되지 못하고 세련성도 떨어진다. 다르게 표현하면 거친 의욕이 엿보이나 흥이 살아 있다. 지금까지 길들여진 상식적 입장에서라면 방송의 면모나 그리고 문화인의 덕목에서의 지향점은 전자(前者) 쪽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우리는 어떤 규율적인 방정식에서가 아니라 내부의 정서로써 판단하건데, 이제 우리 식으로 저력을 모우고 발산하여도 충분히 괜찮다는 것, 더 나아가 좋을 것이라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우리의 체질과 정서가 그러하다면, 우리 고유의 방식으로 우리의 에너지를 모우고 태우는 것의 긍정적인 면을 지지하고 지원할 필요가 당연히 있다. 즉, 우리나라 그리고 우리 국민들에게는 일본도, 미국도 그리고 중국이나 유럽의 어느 나라, 어느 국민들도 갖지 못한 우리의 독특한 얼과 흥이 있기 때문이다. ‘신바람’이라고도 불리는 그것의 정체는 무엇인지 알아내고 어떻게 긍정적으로 공유하고 최대로 활용할 것인가 연구하고 실행력을 갖도록 간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우리 민족만이 갖고 있는 기상>
일본에서 자원봉사로 중의원(衆議院) 비서관을 하고 있는 한 나이 많은 지인(知人)은 이렇게 말했다. “일본에서는 할 말 다 하는 배짱 있는 자는 고이즈미(당시 수상) 밖에 없다. 그런데 한국에 와 보면 모두가 배짱이 두둑한 자들이다. 그 배짱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경이로울 뿐이다.” 물론 이 말에도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공존할 것이다. 그러나 일본인들이 겸손과 정직 그리고 조신으로 성공한 사례라고 하면, 우리는 답습에 의해서가 아니라 우리에게 맞는 방법, 즉 용기와 배짱 그리고 도전정신으로 성공할 수 있는 길을 열어갈 수 있다고 본다. 옛날 선비가 그랬듯이 추워도 안 추운 척, 배고파도 안 고픈 척 그리고 없어도 있는 척 큰소리침으로써 스스로 얻게 되는 그 무엇이 우리에게는 분명히 있다. 일본인은 이해할 수 없겠지만 우리는 우리의 자존심에서 기상을 얻는다.
이는 이미 우리가 지난 2002년 월드컵 거리응원을 통하여 세계에 증명한 우리의 저력이기도 하며, 우리 정열이기도 하다. 다른 표현으로는 미래에 우리가 살아가야할 에너지이자 코드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인의 가슴은 미래의 유전(油田)이다. 더 이상 자기비하나 주눅 들지 말고 당당히 미래에 도전하자. 아름다운 사람, 한국인 !
이런 것들은 비단 노래자랑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약 20년 전 서울 소재의 외국합작회사에서 근무할 적에 유럽 본사에서 파견 나온 젊은 과학자들이 우리나라의 젊은 여성들을 자주 유혹하여 노닥거리곤 하여 사적으로 격렬하게 다투어 시정을 시킨 적이 있었는데, 물론 개인적 취향이 달라 아직도 코카시언 우월주의에 동조하는 여성이 영 없는 것은 아닐 것이나, 이제 이 땅에는 이런 우스꽝스런 현상은 거의 사라졌다.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느 나라 사람들과 마주 대하여도 당당하게 경쟁하고 협력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우리 한국인들이 스스로의 가치를 재발견하였기 때문이다. 사실 강인함과 세심함을 동시에 지닌 우리나라 남성들만큼 세상에 멋있는 남자들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큰 백화점들에서 내건 옷이나 향수 등의 모델들이 거의 모두 서양 여인이라는데 심히 마뜩찮다. 어디를 보나 우리나라 여성들보다 빼어나거나 우아함이 없는데 어쩌자고 한국 미인의 사진은 사라진지 오래일까? 국제화라는 이름으로 설명한다면 또 모를까 미적 분별력의 분명한 오류이다. 한국 여성이 훨씬 더 아름답다.
<산도 강도 아름다운 우리나라>
이런 사례는 다른 분야에서도 얼마든지 들 수 있다. 우리가 모르고 있던 우리 산하의 아름다움도 우리는 재발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양수리에 있는 수종사(水鐘寺)에 올라가 보았는지? 그곳에서 내려보는 양수리 읍내와 두물머리 부근은 어느 나라 전원마을이나 풍경보다 환상적이다. 비단 이런 몇 곳만이 아니다. 우리의 산하는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지만 어느 산, 어느 강 빼어나지 않은 곳이 없다. 밋밋한 언덕배기만 이어지는 대부분의 유럽 시골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옛날 보릿고개 넘으며 보던 산하가 아니다. 경제적 여유에 의하여 산만하던 주변이 정리됨에 따라 우리의 국토는 어느 곳에 가더라도 단정하고 단아하고 때로는 장엄하여 눈부시다. 특히 5월 녹음이 우거질 때부터 11월 낙엽이 질 때까지는 우리 산하 어디나 한 폭의 그림이다. 그것에다 눈 덮인 겨울 산하는 또 어떻고...뿐만 아니다. 우리가 숨기고 싶었던 골목길들도 재조명되어야 한다. 대표적인 골목길이 얽혀 있는 서울 보광동의 계단길이나 좁은 골목길도 보존하고 문화적인 채색을 가한다면 지중해 어느 도시의 시안 블루 지붕과 하얀 벽돌집들로 구성된 골목길과 견주어도 나을 것이다.
<거친 듯 정화된 한국인의 열정>
다른 비유를 몇 가지 더 들어보자. 우리나라는 길지 않은 기간 내에 벌거숭이 산에서 녹음이 우거진 산으로 변모하는데 성공했다. 조림사업이 단기간에 조성될 수 있는 것이 아니건만 우리는 이것을 거뜬히 해냈다. 그래서 산림 선진국에 든다는 소리도 듣게 되었다. 이런 저돌적 적극성은 오랜 준비도 없이 올림픽이나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 같은 대형 국제 스포츠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렀거나 유치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엑스포 같은 행사도 지방의 소도시에서 너끈히 치를 만큼 되었다.
조금 다른 비유가 되겠지만, 불교가 중국에서 들어와서 일본으로 전래되었다지만, 이들 3개국 중에서 한국 불교가 가장 다이내믹하면서도 인간적이다. 일본에 산재된 절은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적막하고, 중국의 절은 크기만 크지 왠지 관광 명승지 냄새가 짙은데 반하여, 한국의 절은 우선 어느 곳이든지 신성하고 경건한 분위기가 겹겹이 배여 있으며, 승려나 신도들로 북적거릴 때도 질서 있고 절도있다. 목탁을 두드리는 스님들의 손에는 힘이 있고 정신은 삭발한 머리처럼 파랗게 살아 있다. 이는 우리나라 다른 종교에서도 공통적인 현상일 것이다. 우리나라에 도입된 대형마트가 자가발전에다 진화까지 하여 이제는 우리나라형 대형마트가 선진국까지 역수출되고 있다. 현대화된 유통의 역사가 짧아도 일단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모든 것들은 진화한다고 하겠다. 우리의 신도시 프로젝트가 알제리, 몽골, 베트남 그리고 사우디까지 진출할 수 있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우리는 일견 거친 듯 보여도 어느 나라 국민보다 가장 순수하고 정화된 정서로 꽃을 열매 맺게 한다.
<호크만 걸리면 신바람 나는 나라>
어디 그뿐이랴. 우리는 약 20년 전에 독일을 비롯한 유럽을 방문하였을 때, 그들의 정결한 모텔이 참 많이 부러웠다. 근데 근 20년 만에 상황은 완전히 역전되었다 그들의 모텔은 그때부터 정체되어 있었다. 창틀도 그렇고 내부 인테리어도 그랬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의 모텔은 퀴퀴한 냄새가 나던 여인숙 수준에서 벗어나 저렴하고 깨끗하고 편리하기까지 이르렀다. 이에 머물지 않고 한국의 모텔은 IT산업의 발전으로 인해 더욱 진화하여 문화적 용도까지 더해져 소형극장 기능은 물론 미팅룸이나 서클룸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모텔문화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한 곳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진화하는 우리의 도전정신이 대견하다. 일단 호크만 걸리면 안 되는 게 없는 나라이다. 이와 유사한 사례가 우리나라 공중화장실이다. 짧은 시간 내에 이렇게 공중화장실 수준과 문화가 확 바뀐 나라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들 것이다. 우리는 무엇이든 한다면 해내는 저력을 지녔다. 높은 교육열에 의해 탄탄한 인력들도 가득하다. 움츠릴 필요가 없다. 아무리 세계가 금융위기와 자원위기까지 겹쳐 심한 경제적 몸살을 앓고 있다 해도 우리는 가던 길을 과감하게 계속 갈 수 있다. 예보된 것처럼 세계경기 회복의 신호를 우리나라에서부터 쏘아 올리자. 우리는 비록 자원은 빈국이지만 넘쳐나는 개인적 역량과 그것을 거침없이 뿜어내는 기상을 지닌 국민들이다. 지켜야 할 기본적인 공중예의와 법규를 준수하되, 남의 눈치 보지 말고 우리 규범으로 살면서 에너지를 발산하자. 그러기 위하여 우리에게 무엇이 위대한지를 알아내고, 공유하는, ‘대한민국 재발견’을 시작하자. 이제는 세계 속의 우리여야 하고, 우리 속의 세계여야 한다. 차이와 다름을 구분하여야 한다.
<우리 방식으로 일류가 되기 위해 스스로 재발견 하자>
다소 거칠어도 그리고 세련미가 떨어져도 우리를 존중하고 우리 방식으로 가꾸어야 한다. 그러면 방법론도 터득하고, 더 나은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최적의 세련성도 보유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만큼 빠르게 진화하는 나라는 드물다. 우리의 모든 것들이 우리 식으로 진보하고 발전하여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으로 인정받는 단계에 이르렀다. 김치가 그렇고, 비빔밥이 그렇고, 김밥이 그렇다. 앞으로는 숟가락도 그렇고 젓가락도 그럴 것이다. 또한 당연히 한글도 그럴 것이다. 우리 스스로 자부심과 자신감을 갖자. 그래서 경제, 산업, 과학, 기술, 문화, 예술, 스포츠, 사회, 교육, 국토, 환경 그리고 인적 자원까지 우리에게 숨어 있는 위대성은 무엇이고, 경쟁력은 어디에서 나오는지 그리고 어떻게 개발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큰 화두를 던지고자 한자.
‘대한민국 재발견’을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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