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계의 포청천

아주자동차대학 이종화 총장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11-07-07 18:5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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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조화로워야 한다” 아주자동차대학 이종화 총장

세계적으로 탄소배출권이 화두가 되면서 다방면에서의 온실가스배출 저감을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자동차는 한국 산업비중에 상당량을 차지하고 있어, 그만큼 온실가스배출량도 높다. 이러한 환경 문제를 고려하며 수십 년간 자동차와 관련되어 살아온 자동차人 아주자동자대학의 이종화 총장을 만났다.

“제가 손을 댄 차량만 해도 40~50여 종이 됩니다. 이 차들의 연비개선에 일조했다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자동차회사에서 신차를 양산하기 위해 1년 또는 6개월 전에 우리학교에 보내오면 저희가 시험 장비를 통해 연구분석을 하고 문제점을 지적하고 연비개선 항목과 효과를 제시하죠. 이러한 시스템적 분석이 차량개선 효과면에서 증명되다 보니 각 기업에서 신차를 개발할 때마다 저희 쪽으로 문의가 들어옵니다. 처음에는 차량개선 등에 대한 연구결과를 항목별로 지적하고, 그에 따른 데이터를 제출해도 믿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실험한 차량의 동급 경쟁차량 중 가장 좋은 모델을 선택해서 조목조목 항목별로 비교하여 실험한 데이터로 설명을 해줍니다. 그때야 비로소 인정하고, 수긍하죠. 이후에는 저희에게 의뢰한 회사에서 문제제기된 항목에 대해 다시 손보게 됩니다. 신차를 의뢰한 회사의 각 파트별 팀장급들은 연구결과 데이터가 나오면 긴장을 하게 되죠. 그렇게 해서 얻은 별명이 재판관입니다. 전 항목에 대해 잘잘못을 명쾌하게 짚어주니까요. 그렇다 보니 웬만한 세계적 명차들은 모두 실험해봤습니다. 제가 자동차 연비에 관한 한 재판관으로 통합니다.”

어릴 적 관심이 천직으로
자동차 최고전문가인 아주자동차대학의 이종화 총장은 어릴 때부터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다. “시골에서 태어난 저는 어릴 때부터 기계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중학생이 된 때에는 트랙터를 운전하고 다니기도 하고, 농기계도 곧잘 수리하였습니다. 그렇게 기계에 관심이 많다보니 결국은 서울대 기계공학과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서는 자동차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자동차에 대해 더 배우고 싶은 열의에 미국으로 유학 준비까지 끝냈지만 담당 교수님이 허락하지 않더군요. 그렇게 해서 1989년에 졸업하고 교수직을 할 수도 있었지만 연구를 하고 싶었던 저는 회사에 취직을 했습니다. 당시 자동차 기업 중 현대를 택한 이유는 연구기반이 학교연구시설보다 잘 갖추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현대와의 인연이 시작되어 알파·베타엔진 개발 및 설계 등을 연구하면서 경험과 실력을 쌓아 나갔습니다.

각각이 아닌 통합측면의 시선에서 문제를 바라봐야
“근무할 당시 우리나라 차와 외국차의 비교실험을 많이 했습니다. 그 결과 자동차의 성능을 결정짓는 엔진, 변속기 등의 핵심부품의 능력 차이는 거의 없었습니다. 오히려 국내 제품이 우수한 점도 있었고 기준치에 못 미치는 경우도 있었지만 하나하나 놓고 따져 보면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부품들을 조합한 후의 성능차이는 외국차량과 30%까지의 성능차이를 보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엔지니어들끼리 서로 ‘자신이 만든 부품은 잘했는데 저쪽이 잘못해서 그렇다’며, 잘잘못에 대해 다툼이 있더군요. 알고 보면 그게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적인 문제가 핵심이었는데 말입니다.” 이 총장은 그 당시 이런 시스템적인 문제를 통괄·분석하는 체계가 없어 늘 마음 한편이 불편했다고 한다.

회사에서 익힌 기술개발과 경험을 바탕으로 더 큰 배움을 위해 그는 유학의 길을 택한다. “저 개인적으로 전문엔지니어로서 일본, 독일의 기술진과 기술에 대한 논쟁에 대해서는 자신 있었습니다. 하지만 독일 기술자들은 자신들이 실수한 부분에 대해서 절대적으로 인정을 안 하더군요. 그래서 굳은 각오로 저 나라의 기술력, 자긍심을 꼭 이기겠다는 결심을 하며, 회사를 그만두고 1993년에 MIT대학에 가서 연구원으로 1년 정도 연구생활을 한 후 아주대로 오게 되었습니다.” 이총장은 아주자동차대학에 오면서부터 연비문제를 시작해 NF쏘나타, 아반떼, 그랜저 등 수많은 자동차를 가지고 다양한 실험을 하며 문제점을 찾아 분석하고 개선하며 효율적인 시스템을 찾아내는 열성을 보이기 시작했다.

자동차산업은 유기적인 연계시스템이 최종성능을 결정지어
“제가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이 자동차 정책과 에너지 정책, 환경적인 문제입니다. 이러한 문제들이 다함께 조화롭게 연결되야 합니다. 하지만 서로의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환경부, 지경부, 국토부, 행안부 등 서로의 영역다툼과 정책적인 문제가 많았습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조금씩 바뀌고는 있지만 아직도 어려운 것 같습니다. 사업을 예를 들어 보면 각 사안별로 이루어지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도로는 국토부, 교통은 행자부 이런식으로 나뉘어져 진행되고 있는데 자동차도 똑같습니다. 엔진, 변속기, 본체 각 기자재별로는 훌륭한 부품들인데 통합해보면 결국 잘 안되는 게 문제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국가적인 자동차산업, 온실가스 문제 이런 것도 어떻게 보면 전체적인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또 “특히 온실가스 문제는 한부분에서만 노력한다고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환경부는 규제를 강화하고, 국토부는 도로정비 등에 힘쓰고 ‘우리는 온실가스배출저감에 이만큼 기여했다’라고 하는데, 자동차로 따지면 엔진에만 주력하고, 변속기만 주력하여 서로를 통합해보면 그만큼의 효율도 안 나온다는 뜻입니다. 결국 총사용량을 줄이려면 운전자의 운전습관, 도로교통, 기술적인 부분 등등 모든 것이 연관돼 있기 때문에, 어떤 한 부처가 주관하여 중심에 서고 이에 따른 유관부처들이 유기적인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형태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라고 말했다.

자동차, 이제는 감성의 시대
“지금까지 저는 차를 열네 번 정도 바꿨습니다. 차에 대한 욕심보다는 그 차에 대한 이해를 위해 많은 차를 접해봅니다. 차는 자신이 어디에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비용이 달라집니다. ‘흔해빠진 차는 싫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보통 흔하지 않은 차들을 보면 무척 비싸고 개성이 있는 차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비싼 차라고 해서 성능이 다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여러 실험 중에서 재미있는 예를 하나 들어 보겠습니다. 현재 이 부분에 대해 3년 정도 연구하고 있는 중인데요.

사람들은 똑같은 차라도 주행장치인 악셀러레이터의 스프링 강도차이, 또 차량이 내는 소리의 차이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고, 느낀다고 합니다. 운전하는 사람이 느낌상 어떤 것이 더 좋고 편안하게 느끼느냐를 실험을 통해 도출해 내는 것이죠. 운전자들이 성능이 동일한 차량이라고 하더라도 어떠한 환경에서 운전하느냐에 따라 느낌에 대한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성능이나 외형적으로 똑같은 차량 두 대가 있을 때 차를 운전하며 듣는 소리나 악셀러레이터를 밟는 발바닥의 느낌에 따라 운전자는 완전히 다른 차량처럼 느낌을 받게 될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명차가 되기 위해서는 성능과 품질을 넘어 감성적 느낌에 대한 연구개발이 필요합니다.

감성적 느낌이라는 것은 개인의 주관이나 국민적 정서 등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일정한 기준을 잡기가 매우 어렵다고 하겠습니다. 애플의 성공은 디자인과 성능은 물론이지만 갖고 싶은 매력을 가진 감성적 표현물의 좋은 예의 하나라고 하겠습니다. 이제 자동차는 디자인과 성능, 품질 경쟁을 넘어 ‘감성’을 갖춘 시스템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월화수목금금토’로 혹독했던 아주대에서의 제자양성
“현재 아주대는 GM코리아와 협약을 맺어 자동차제어엔지니어 양성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08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이 제도는 GM코리아에서 장학금과 연구시설장비들을 지원하고 학교에서는 자동차 전자제어 전문엔지니어 양성에 필요한 다양한 이론과 실습, 그리고 GM코리아에서의 인턴을 거쳐 입사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학생들이 자동차회사에 입사하여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데 적어도 1년 반이나 2년 정도의 기간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기업체와의 주문식 프로그램에 따라 공부한 학생들은 취업 후 3~6개월이면 독립적인 업무수행이 가능할 만큼 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만큼 대학에서 실습까지 철저하게 교육시키기 때문이죠. 우리 학교의 사례가 우리나라 산학협력 교육의 모범사례로 알려졌고, GM코리아에서도 이 프로그램의 효과가 매우 좋아 전세계 GM사의 모범사례로 소개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다 보니 현대자동차 그룹 등에서도 계약학과 추진 등의 러브콜이 들어오고 있어 협의 중에 있습니다.” 이처럼 기업이 아주대학의 학생들을 지원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저 또한 전문인 양성에 욕심이 많아 대학원생, 학부생들을 혹독하게 가르쳤습니다. 아주대 학생이 졸업 후 취업을 해도 메인스트림에서 일할 수 있고 다른 명문대생보다 더 낫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 ‘월화수목금금토’식으로 혹독하게 이끌었습니다. 저도 힘들었지만 학생들이 무척 힘들어했습니다. 지금에 와선 제자들이 고맙다고 합니다.

저희 연구실, 첫 졸업생들에게 사비를 털어 졸업 후에도 꾸준한 모임을 제안했는데 어느새 전통이 되었습니다. 선후배 간의 정도 쌓고 서로 이끌어주는 역할도 하는 좋은 전통이 생겼습니다.” 지금도 1년에 두 번 홈커밍데이를 한다는 이종화 총장은 그 때 졸업생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아직까지 참석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걸 보면 제가 잘못했다는 생각은 안듭니다.”라며 그는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저는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것이 있습니다. ‘엔지니어는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크게 차이가 난다. 자동차 연구개발에는 여러 일들 중 핵심적인 업무를 담당하게 되면 자신의 가치가 배가된다. ‘그러니 연봉을 우선으로 생각하지마라! 자동차를 연구개발 하더라도 어떤 업무를 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 실력을 쌓아라!’라고 말입니다.”

아주대학교 기계공학부의 자동차 동력시스템연구실의 경쟁력은 ‘1등이 아니면 안된다’는 이종화 총장의 철학으로 가능할지 모르겠다. 자동차산업의 선두주자인 독일이나 미국에서도 협력연구 및 연구결과 제공에 대한 제안을 받고 있는 이종화 총장은 언제나 수많은 실험과 연구를 통해 자동차 파워트레인, 특히 연비개선과 감성개발 분야에서만큼은 최고의 자리에 올라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연구실을 성장시켜나가고 있다.

특성화된 아주자동차대학의 경쟁력
아주자동차대학은 산업체에서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고, 취업과 동시에 이러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 전문직업인을 양성하는 곳이다. 학생 수가 천 명 정도로 작은 규모지만 자동차설계개발 분야에서부터 디자인, 제어 및 진단, 튜닝, 하이브리드전기자동차, 모터스포츠까지 자동차산업의 다양하고 새로운 기술 분야 자동차분야로 특성화되어 있다. 교수진은 자동차 관련 산업체에서의 경험을 가진 우수 인력으로 구성되어 있고, 학생들 또한 자동차기술에 대한 열정이 매우 높다. 학교법인 대우학원에서 1995년에 설립한 학교로서 아주대학교와 아주대병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아주대에서의 산학협력연구와 교육경험을 바탕으로 ′10년에 부임한 이종화 총장은 아주자동차대학과 자동차 산업체간에 주문식 교육 협약을 맺고 인력양성프로그램을 추진, 실시하고 있다. ‘자동차 설계전문기술자 과정’, ‘자동차시험개발 전문기술자 과정’ 등 산업체의 다양한 주문식 교육을 교과과정에 반영하고 또한 교과과정에서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방학기간에 특별교육과정까지 개설하여 학생을 교육시켜 학생들이 산업체에서 인턴과정을 거쳐 취업을 하는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대한민국 유일의 자동차특성화 대학인 아주자동차대학은 여러 자동차 분야의 산업체에서 점점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는 주문식 교육프로그램과 더불어 실사구시에 바탕을 둔 실무중심의 교육을 통해 월드클래스의 자동차 전문대학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나누는 삶으로, 제자양성에 힘 쏟고파
“저의 롤 모델이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 노승탁 교수님입니다. 이분은 주위에서 감투를 씌워주려고 해도 끝까지 거절하시고 후학양성에만 평생을 바치신 분이십니다. 강의도 정말 재미있고 잘하시는, 사심이 없고 원칙에 충실하신 분입니다. 정년퇴임 하시고는 후배교수들의 부담을 우려해 본인 스스로 서울대 강의는 안 하신다고 하십니다. 지금은 저희가 부탁해서 아주대에서 강의를 해주고 계십니다. 저는 학생들의 공부여건을 마련해주고 잘 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보람을 느끼고 있고 또 그분처럼 강의를 잘했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해왔습니다.

이러한 작은 소망과 또한 여러 사람들과의 나눔과 배려를 생각하며 살아가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드니까 조금은 철이든 것 같습니다. 실천을 해보려고 해도 외부적인 환경들을 무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욕심 없이 사는 게 어렵지만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사회적인 기업, 학교 등이 활성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런 부분에 힘을 쏟아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학교 이수과정에 비록 1학점이지만 4학기 동안 사회봉사과목을 필수로 채택해 학생들이 이런 부분에 대해 알고 느끼도록 했습니다.”

자동차 연구개발 분야에선 나름대로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진 이 총장은 이처럼 스스로 혼자가 아닌 모두가 합쳐졌을 때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며 모든 것이 조화롭게 연계되어야 완전함이 있음을 강조하며 끝마무리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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