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화 위한 세계 기술시장 경쟁 ‘뜨거워’

핵융합에너지 통해 확보한 기술로 다양한 이익창출 가능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12-07-05 16:3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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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이 무한한 가능성을 갖춘 미래 에너지원이라는 점이 확인되면서 기술 확보를 위한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1997년 국제원자력기구(IAEA) 발행의 학술지인 ‘핵융합(Nuclear Fusion)’에 따르면, 세계 49개국 309개의 기관이 핵융합 연구 활동을 해왔다고 밝혔다.

특히 핵융합에너지 개발연구에 적극적인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 EU, 인도, 대한민국 등 7개국은 개별 국가가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 ITER(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수행하여 핵융합의 상용화를 위한 과학적, 기술적 실증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외적으로 어떤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지 구체적인 상황과 핵융합발전 상용화를 위해 필요한 점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국외 핵융합 상용화 위한 노력들

유럽은 현재 프랑스, 영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5개국에 의해 가장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지역이다. EU(유럽연합)는 2004년에 이미 상용 핵융합발전소 개념연구(PPCS)를 완료하고, 현재 DEMO 개념 연구에 착수한 상태며 이를 통해 2030년대 후반 전기에너지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EU에서 보유하고 있는 JET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강력한 토카막 장치이며, 현재 운영 중인 장치 중에서 유일하게 핵융합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구조다. JET에서 이뤄진 실험과 설계 연구가 ITER 설계에 많은 부분 반영돼 있을 정도로 사실상 ITER의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적인 장치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은 러시아와 함께 일찍이 플라즈마의 자기 가둠에 대해 연구를 시작했으며, 스텔러레이터, 자기거울 등의 핵융합 기술 개념을 탄생시켰다.

특히 2009년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스티븐 추를 1997년 에너지부(DOE) 장관에 임명했으며, 핵융합 물리전문가인 존 홀드런을 백악관 과학기술정책국장에 임명하기도 했다.

또 핵융합 플라즈마 물리 프로그램에 63개 대학, 8개 정부연구소, 9개 민간업계가 참여하고 있으며, 28개의 세계 핵융합 연구 기관과 협력하고 있다.러시아(구소련)는 1950년대 최초로 토카막 개념을 제안한 곳이다.

구소련에서의 핵융합 연구는 쿠르차토프 연구소를 중심으로 이뤄졌는데, 토카막이 제안된 이래 1968년 세계 최초로 T-3(Tokamak-3) 토카막 장치에서 1,000만℃의 플라즈마를 생산해냈다.

현재는 비록 대형 토카막 장치를 이용한 연구는 중단됐지만 시험 블랑켓 모듈(Test Blanket Module·TBM), 플라즈마 대향 기기 등의 공학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는 ITER를 넘어 DEMO를 바라보고 있다.

1950년대 말부터 시작된 일본의 핵융합 연구는 1970년대 초 JT-60의 건설에 착수하면서 본격화됐다. JT-60은 1985년 4월 일본원자력연구소에서 가동을 시작해 최초 플라즈마 발생에 성공했고, 1987년 1억°C의 플라즈마를 1초 동안 가두는 데 성공해 초기 건설 목표를 이뤘다.

또 이론 및 전산 모의 연구소를 설립해 컴퓨터를 이용한 플라즈마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가상현실 시스템 동굴(cave)을 통해 3차원 공간 안에서 비선형의 다양한 현상을 연구하고 있다.

중국은 1950년대 말부터 소규모로 플라즈마 발생과 가둠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이후 1970년대부터 실제 토카막 장치를 이용한 플라즈마 연구를 수행했는데, 그중 HL-1과 HT-7, 그리고 2006년에 완공한 EAST 등이 대표적인 실험 장치다. 한편 2000년 건설을 시작해 2006년 완성한 EAST는 중국과학원 플라즈마물리연구소가 운영하는 중국의 대표적 초전도 토카막 장치다.

인도는 1970년대 작은 규모의 기초 플라즈마 연구를 시작으로 1980년에 ADITYA라는 작은 규모의 토카막을 설계해 1986년 ADITYA의 시운전을 시작했다. 실제 인도의 기술로 건설한 핵융합 장치는 1989년에 완공한 ADITYA 토카막 장치다.

한편 인도는 2005년 SST-1을 개발해 2005년 조립을 마치고, 첫 번째 플라즈마를 발생시켰다. SST-1 토카막의 목적은 고성능 플라즈마를 정상상태로 운전하는 것이다.

2005년에 핵융합 연구의 본격 추진을 위해 ITER에 가입한 인도와 우리나라는 핵융합 연구센터(현 국가핵융합연구소)와 인도 플라즈마연구소 간 핵융합 협력 양해각서를 2006년 체결하기도 했다.

기업참여로 1,378명 고용창출·2,586억 원 매출효과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뒤늦게 핵융합 연구에 뛰어들었지만, 1990년 대 중반 이후 정부 주도로 추진된 ‘중간진입전략(Mid-entry Strategy)’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초전도 핵융합연구장치인 KSTAR를 건설했고, 선진국들과 함께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공동개발사업에 참여하면서 빠르게 세계 핵융합에너지 개발의 중심으로 다가갈 수 있었다.

KSTAR와 ITER 장치와 같은 거대 구조물의 건설은 막대한 규모, 건설비, 투입인력 등을 고려할 때 연구기관이나 대학 등이 독자적으로 수행하기는 불가능하다.

이러한 기업의 참여 효과를 보면 1,378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었으며, 매출 효과는 약 2,586억 원에 이른다. KSTAR 건설에 참여한 기업들은 참여하는 동안 확보한 기술을 기반으로 직접적인 이익 창출은 물론 기업의 가치와 기술 수준을 높이는 효과를 얻었다.

이러한 기업들은 대표적으로 현대중공업, 두산중공업, ㈜하늘엔지니어링, ㈜에스에프에이, ㈜다원시스, ㈜KAT,㈜SciMedix, ㈜ABC 나노텍 등이 있다.

벤처기업으로 출발한 ㈜하늘엔지니어링은 KSTAR의 진공용기 포트 및 지지구조 설계·제작 과정에 참여했으며, 이 경험으로 개발기간을 5년 단축하는 효과를 거뒀다. ㈜에스에프에이는 1997년부터 KSTAR 사업에 참여했으며 2001년 코스닥 상장한 기업이다.

이 회사는 KSTAR 건설에 참여하여 초전도 자석제작 기술, 대형물 정밀조립 기술, 초고진공 기술, 극저온 제어기술, 진공함침 기술, 열 해석 기술 등 핵융합 신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다원시스는 KSTAR 건설에 참여함으로써 고주파펄스전원 기술을 확보해 강판 도금용 정류기, 전기분해용 정류기, 플라즈마 토치 전원장치 등에 활용했다.

KSTAR의 초전도자석 제작 기술은 ITER 초전도 자석 제작에 활용될 뿐만 아니라 MRI 장치의 초전도 자석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다. 이에 ㈜KAT와 ㈜SciMedix는 MRI 자석 개발 타당성 분석을 함께 완료한 상태다.

끝으로 ㈜ABC나노텍은 블랭켓 구조재 후보 재료로서 SiC 개발과정에서 확보한 SiC 나노 파우더 제조 기술을 개발해 타당성 분석을 완료했다.

또한 정부는 플라즈마 응용기술을 활성화하기 위해 2009년 융·복합 플라즈마 연구센터를 국가핵융합연구소에 설립했다. 연구센터가 설립됨으로써 플라즈마를 활용한 융·복합 연구 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며, 지역 산업과 연계하는 등 직접적인 기여가 예상된다.

초고온·극저온에 버틸 수 있는 기술 선행돼야

핵융합은 연구 개시 이래 괄목할만한 기술발전을 이뤘음에도 상용화를 위해서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이 남아 있다. 먼저 1억℃ 이상의 초고온에 견딜 수 있고, 영하 269℃의 극저온 및 고진공 등에도 버틸 수 있는 극한 재료 기술의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

둘째로 초고온 플라즈마를 가둬 장시간 유지할 수 있는 고성능 운전기술 확보가 중요하다.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어떻게 발생시켜 오래 가두느냐는 핵융합 성공에 중요한 열쇠다.

또 이러한 플라즈마의 가둠을 장시간 유지할 수 있는 토카막 운전기술 역시 에너지 생산에 필수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셋째, 핵융합에너지 증폭률(Q)을 높여 경제성을 확보해야 한다.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를 위해서는 증폭률이 30~50 이상은 돼야 한다.

마지막은 상용화까지 기다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인공태양을 만들어 무궁한 에너지원을 확보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 이상 기다리고 지원해 주는 일이 필요하다.

물리학, 화학 등 기초과학은 물론 플라즈마 과학, 원자핵 공학, 전기전자공학, 열공학, 기계공학, 재료 및 화학공학, 광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고도 과학기술능력이 수반돼야만 성공할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지금 지구는 급격한 기후 변화로 기상재해가 지역에 관계없이 빈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핵융합에너지 개발은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여 기상재해를 막자는 국제적인 패러다임 변화에 시의적절한 대안수단이 돼야 한다.

즉 핵융합에너지 상용화의 조기실현이 필요하며, 상용화에 필요한 조건들을 전략적으로 도출하고 이를 집중적으로 추진, 개발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 핵융합에너지의 가치와 우리의 처지에서 기술 개발에 주력해야 하는 분명한 목적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물론 정부의 법적, 제도적 지원 강화와 적기에 효율적인 투자방안을 수립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산·학·연은 책임감과 소명의식을 갖고 미래가치 창출을 위해 주력해야 한다. 이러한 인식의 확대가 우리나라의 미래가 달린 핵융합에너지 기술을 확보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더불어 지금까지 인류가 시도한 과학기술 중 아직 명확한 해결 답안을 도출하지 못한 드문 기술이라는 점을 고려해 단기적인 결과만 요구해서는 안될 것이며, 실천 가능한 장기 목표를 설정하고 차근차근 추진해가는 상황에서 격려하고 지원하며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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