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사다리운동’ 우리 모두 나서야

권두칼럼 / 정진석 국회 사무총장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13-05-06 10: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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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 되면 국회의사당이 자리 잡고 있는 여의도에 만개한 봄꽃을 보기 위해 매년 많은 인파가 몰려든다. 3선의 국회의원을 거쳐 국회 사무총장으로서 일하면서 이렇게 봄꽃이 활짝 필 때면 어김없이 국회 주변에서 봄의 정취를 만끽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게 된다. 그들은 하나같이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그 아름다운 찰나를 영원히 기억하려는 듯 사진기 앞에서 포즈를 취하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에게 이렇게 행복한 시간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봄꽃의 아름다움을 즐길 때도 사회 이면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을 정도의 절망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실제로 매일 2,000여 명의 사람이 자살을 고민하고 하루 평균 44명이 자살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8년째 유지하고 있으니 한국의 자살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는 더 언급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생명사다리 범국민 캠페인’ 본격 시행
올해 초 국회 민원게시판에도 자살을 암시하는 한주부의 글이 올라온 적이 있었다. 이 글을 본 국회사무처 직원이 그 주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서 30분간 설득한 결과 다행히 소중한 생명 하나를 구할수 있었지만, 하루에도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생각을 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자살예방과 생명존중문화 확산을 위해 국회가 할 일이 없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와 같은 고민이 결실을 맺어 국회사무처는 지난 4월 8일 ‘한국 생명의 전화’ 등 관계기관과 업무협약식을 맺고 ‘생명사다리 범국민 캠페인’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어쩌면 국민들께서 국회사무처가 자살예방 캠페인을 주도적으로 추진한다는 사실에 다소 의아해할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자살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국가, 특히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생명존중 문화확산에 앞장서는 것은 오히려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국회는 이미 ‘생명사다리 범국민 캠페인’을 추진하기에 좋은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 각종 정책토론회 및 세미나를 통해 자살예방 운동을 정책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인적자산이 있고, 국회사무처 내 의정종합지원센터나 국회방송, 의정연수원과 같은 조직을 활용하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효과적인 생명존중 운동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생명사다리운동’은 자살고위험군에 속한 사람들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와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국가가 든든한 사다리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다. 현재 국회사무처 내에 ‘국회 생명사다리 상담센터’를 설치해 자살예방 상담에 관한 전문교육을 받은 재능기부자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전화 상담을 실시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상담이 필요한 경우에는 전
문상담기관과 연결해주기도 한다.

또한 자살고위험군에 처한 사람을 직접 찾아가서 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사회저명인사를 초청하여 생명존중 강연을 하고, 국회방송과 같은 매체를 통해 ‘생명존중문화 확산을 위한 릴레이 인터뷰’를 방영하고 있다.

‘자살’ → ‘살자’ 전환한 사람 늘어날 때 보람
실제로 4월 8일 국회 생명사다리 상담센터 개소 후 지속적으로 상담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신원보호상 소개해드리지 못하지만, 한통 한통이 안타깝고 절박한 사연들이다. 상담원들이 진심을 다해서 이런 고민을 들어주면 “정말 속이 후련하다,
다음에 다시 통화하고 싶다”라고 말할 때에 상담원들이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이분들의 말씀을 들어드리는 것만으로도 이분들에게 삶의 희망을 계속 이어나가게 하는 사다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아울러 국회가 자살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정부부처 및 산하기관도 자발적으로 자살예방 운동에 참여하고, 연간 50만 명이 넘는 국회 방문객들을 통해서도 생명존중의 문화가 널리 확산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결국 국회가 솔선수범함으로써 삶의 의욕을 잃고 절망하는 분들을 위한 생명사다리가 사회 곳곳에 놓아질 수 있을거라 확신한다.

어느덧 국회 사무총장으로 취임한 지도 4개월이 지났다. 나는 취임하면서 다짐했던 ‘실천하는 국회’, ‘열린 국회’, ‘소통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서 ‘국회 경내 눈치우기’와 같은 작은 일부터 ‘생명사다리 범국민 캠페인’ 같은 대대적인 사업까지 계획하여 시행
하고 있다. 앞으로도 국회 사무총장으로서 내가 뿌린 씨앗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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