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처리장 문제, 생활하수 저수지로 유입
악취심각 낚시마저 금지...친수공간 기능 상실
‘경기도 3대 저수지’ 중 하나인 용인시 기흥저수지. 유역면적 5,300ha, 유효저수량 1천69만t, 관개면적은 2,512ha에 달한다. 시민들의 친수공간인 아름다운 호수가 이제 사호(死湖)로 변해가고 있다. 본지 취재반이 현장을 가보니 녹조가 쌓이면서 악취가 진동하는 쓰레기 저수지로 변했다.

6월 중순 최고기온이 30도까지 오르자 저수지의 물이 온통 녹색으로 물들어 있다. 참으로 보기 민망할 정도로 참혹한 현상. 코를 막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냄새까지 지독하다. 마치 물감을 풀어놓은 듯 녹색 찌꺼기가 형형색색의 추상화를 만들어 놓았다.
녹조는 왜 발생하는 것일까. 녹조와 적조현상은 플랑크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바다와 강 등의 색깔이 바뀌는 현상이다. 녹조는 여름철 고온이 1주일 이상 계속될 때 플랑크톤의 일종인 남조류가 번식하게 되는 것이 원인이다. 이것을 ‘부영양화’라고 하는데 이 현상으로 강이나 바닷물의 색깔이 변하게 된다.
한 자료를 보면 2007년부터 기흥저수지의 수질이 급격히 나빠졌다고 한다. 환경부는 2012년 녹조가 발생하자 수질검사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 기흥저수지 중심부의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이 1L당 11.1㎎이었다. 이는 4급수인 농업용수 기준을 훨씬 초과한 수치.
한국농어촌공사와 주민들은 기흥저수지의 수질 악화 책임을 하수종말처리장에 떠넘기고 있다. 즉 배출수의 수질 기준이 농업용수보다 낮은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하수처리장 배출수의 COD 법정기준(40㎎/L이하)은 농업용수 기준의 5배, 질소와 인 기준은 20배다. 이에 맞춰 오수 처리를 해도 배출수가 흘러들어 저수지를 오염시킨다는 것이다. 용인시는 2005년부터 하수처리장 운영을 민간업체인 ‘기흥레스피아’에 맡겼다.
기흥저수지는 또 매년 여름철 하수처리장을 거치지 않은 생활하수나 오수가 그대로 저수지에 흘러들어가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때 낚시터에 종사했던 주민은 “예전에도 녹조가 있긴 했었다. 하지만 이렇게 심각할 정도로 냄새가 나지 않았다.”며 녹조 때문에 낚시금지가 돼버려 생계가 끊어졌다고 말한다. 용인시 상하수도사업소는 “저수지 바닥에 준설토와 퇴적오염물 등이 쌓이면서 수심이 낮아진 것이 더 큰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용인시는 기흥저수지와 연결된 주요 하천의 생태 복원에 2015년까지 748억 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팔당수질개선본부도 지난 1월 환경부에 기흥호수의 중점관리저수지 지정을 건의했고, 3월에는 환경부의 지원으로 중점관리저수지 관련 용역을 발주하게 됐다.
기흥호수가 중점관리호수로 지정되면 경기도와 용인시는 수질오염 방지와 수질개선대책 기본계획을 공동으로 수립, 환경부에 승인요청을 하게 된다. 이 기본계획에 대한 환경부의 승인 여부에 따라 국비의 지원규모가 결정되며, 기흥호수 숙원인 수질개선을 위한 준설작업이 시작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검토 중인 종말처리장 방출수 관거 하류이전 사업과 함께 오염물질을 제거하게 돼 오염의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게 될 수 있다고 전망하는 것이다. 전병조 용인시청 수질보전팀장도 기흥저수지의 국가관리 필요성을 강력 주장한다.
“기흥저수지는 도심 속에 위치한 1천만 톤 이상이 넘는 유일한 저수지로서 인근 주민들에게 친수 공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현재 수질 등급은 5등급을 나타내고 있어 용인시에서만 관리할 부분이 아니고 국가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낙동강에도 벌써부터 녹조가 발생 긴장시키고 있다. 녹색연합이 6월 5일부터 낙동강 중하류를 모니터링 한 결과, 남쪽으로는 경남 창원시 본포취수장부터 위로는 구미대교에 이르기까지 많은 지역에서 녹조가 확인된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녹조는 아직 초기단계이지만 작년보다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심각하게 상황이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
반면 환경부 정진섭 수질관리과장은 “조류가 무슨 피해를 줬느냐. 조류로 인한 피해가 정수장에는 부분적으로 있을 수 있지만 관리를 잘하고 있다.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며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구지방환경청도 느긋함은 마찬가지다. 아직은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 대구환경운동연합 측이 제기한 `대구 인근 낙동강 중류 녹조현상`과 관련, “지난 6.7일과 10일 현장 확인결과 낙동강 유입 지천 일부 지역에서 녹조현상 발생을 확인했으나, 낙동강 본류에는 녹조현상이 확산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환경청은 또 “비가 내리지 않고 고온이 지속되는 등 기상조건이 맞을 경우 특정 지역에서 일시적인 녹조 현상 발생 가능성은 상존한다.”며 “현장순찰 및 수질 모니터링 등을 통해 녹조 발생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녹조 발생 시 안전한 수돗물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관련 대책을 신속히 강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환경청은 이어 환경부가 녹조현상을 없애기 위해 폴리염화알루미늄이라는 조류제거제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시범사업은 녹조를 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대량의 녹조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추진하는 것”이라면서 “시범사업에 사용되는 폴리염화알루미늄은 수질 및 수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는 검증된 약품”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