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진 K-water 사업기획실 조사기획팀장
우리나라 대부분 지역에서는 물 부족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되나 일시적으로나 국지적으로는 수급불균형이 발생된다. 이러한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고 효율적인 물 사용을 위해서는 가용한 수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유역간, 지역간 물이동 등 합리적인 배분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별로 확보한 하천수 기득물량의 편중과 불합리한 소유의식으로 분쟁이 심화되고 중복투자라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와 같이 분쟁의 핵심에 있는 기득물량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우리나라 수리권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허가수리권의 공적개념 적용이 충분한가
1961년 하천법 제정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수리권은 관행수리권과 허가수리권으로 구분되었다. 관행수리권은 민법 및 판례에 의해 인정된 권리로서 대부분이 지자체 및 농어촌공사의 농업용 수리시설물이 이에 해당되며, 국가하천의 경우 1981년 전국수리권실태조사를 통해 허가수리권으로 전환되었다. 공공개념의 허가수리권은 하천법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하천수 수요자는 하천수 사용허가를 득하여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하천법에 따라 시·도지사는 사용허가를 받은 자에게 사용료를 징수할 수 있다.
자연적으로 흐르는 하천수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인 수리권과 달리, ‘댐 건설 및 주변지역 지원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인위적으로 하천의 유량을 추가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하는 경우에 대하여 댐사용권을 규정하고 있다. 댐사용권이란 일정량의 저수를 일정한 지역에 확보하고 특정용도에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또한 댐사용권의 획득은 댐 건설 소요비용을 부담함으로써 가능하며, 물권으로서 부동산에 관한 규정을 준용받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허가수리권이 재산권적 소유권을 포함하지 않고 물의 이용에 대한 권리만 의미하는데 반해, 댐사용권은 인위적으로 생산된 물에 대하여 생산주체에게 그 물에 대한 재산권적 소유권을 부여하는 개념이다. 댐 건설에 소요되는 비용을 일정부분 분담하는 경우 지자체도 일정량의 물에 대한 소유권을 가질 수 있다.
그렇지만 이렇게 생산된 댐용수 또한 국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하천수에 포함되며 취수시에는 허가를 득하도록 하천법에 규정하고 있으므로 공적인 개념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할 수 있다. 아래 그림은 수리권의 구분과 이에 따른 유량 구분을 도식화한 것이다.
지자체간 수리권분쟁, 조정사례는 미비
하천수 사용을 위해서는 하천법에 따라 홍수통제소(국토교통부)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1) 하천수 수요자로부터 허가신청이 있는 경우 홍수통제소는 하천수의 과부족을 분석(물수지분석)한다. 분석결과에 따라 가용유량이 있는 경우 취수지점 및 취수시설을 지정하여 허가하고, 가용유량이 없는 경우 기득하천사용자가 동의하면 홍수통제소는 기득하천사용자의 허가량을 조정하게 된다. 가용유량도 없고 기득하천사용자의 동의도 얻지 못한 경우 신청자는 댐사용권자와 댐용수 사용계약 체결을 하여야 하며, 이를 근거로 홍수통제소는 하천수 사용을 허가하고 댐사용권자는 신청자로부터 물 값을 받게 된다.
하천수 사용허가 기준은 위 그림에서와 같이 10년 주기 가장 가물었을 때 자연상태의 하천에 흐르는 유량인 기준갈수량 중에서 하천유지유량과 기득물량(기득하천수사용량)을 제외하고 남는 물량(가용유량)이 있을 때 가능하다. 그러나 국가하천의 경우 대부분이 소진된 상태이기 때문에 신규 하천수 사용허가는 현실적으로 댐용수사용계약을 체결하여 득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성장으로 인해 취수량이 점차 증가하는 지자체의 경우에는 기득물량을 어디까지 인정하느냐에 따라 요금 부담이 달라진다. 때로는 특정 지자체가 과도하게 허가수리권(기득물량)을 확보한 경우 다른 지자체는 하천수가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용이 수반되는 댐용수를 사용해야한다. 따라서 수리권과 요금 분쟁은 기득물량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으나, 기득물량에 대한 이해부족과 체계적 정리가 미흡하여 많은 문제점이 발생되고 있다.
첫 번째 문제는 기득물량이 자연적으로 흐르던 하천수인지 댐용수인지 해석이 다른 경우이다. 현재 취수하는 하천수(기득물량)가 하천에 자연히 흐르는 유량의 일부라면 지자체는 물값을 내지 않아도 된다.2) 그러나 댐의 건설로 추가 공급되는 양이라면 지자체는 댐사용권자에게 물값을 내야한다. 이러한 물의 원천에 대한 해석 차이로 분쟁이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
다.
두 번째는 기득물량의 취수장 이전시 동일 물량을 인정해야하는가 여부이다. 이 경우 하천수 사용은 하천법에 따라 취수장별로 허가하므로 폐지된 취수장의 기득물량은 소멸되고 이전된 취수장은 별도의 허가를 득해야 한다. 이런 제도는 공공재인 물은 국가의 관리하에 두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미가 있으나 기득물량이 많은 일부 지자체는 반발하고 있다.
세 번째는 수리권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는 도입되어 있으나 조정사례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과도하게 허가수리권을 확보한 지자체의 경우에도 미사용 물량에 대한 사용료 부담 제도가 없어 굳이 조정에 응할 필요가 없는 실정이다.
네 번째는 기득물량에 대한 파악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기득물량의 파악이 미흡한 경우 하천수 사용허가의 기본이 되는 물수지분석이 정확하게 수행될 수 없고, 사용량이 누락된 경우 하천 유량을 과대하게 평가할 수 있다.
수리권에 대한 국가 조정권한 강화돼야
하천의 물은 공공재로서 전 국민이 나누어 써야할 귀중한 자원이다. 그러나 관행수리권의 의미까지 포함하고 있는 기득물량에 대한 잘못된 접근과 제도적 정비 부족은 물 관리를 더욱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어 다음과 같은 대책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수리권에 대한 국가의 조정권한을 강화하는 방안이다. 기득하천사용자가 과도하게 수리권을 확보하고 있는 경우 신규수리권 신청자의 참여를 위해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 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일정기간 미사용한 기득물량은 허가기간 내에라도 환수3)할 수 있도록 조정권한을 강화하고 더 나아가 부담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으로는 수리권을 전면 개편하여 하천에서 취수하는 모든 생,공용수에 대하여 허가 수리권을 다시 부여하는 방안이다. 이와 더불어 하천에서 취수하는 물에 대해 국가가 동일한 요금을 부과하여 징수하고(가칭 취수부담금), 요금을 납부한 지자체에게는 하천관리 재원으로 교부하는 방안이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하천수 사용료와 물이용부담금을
통합하여 수량·수질 관리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서 하천수와 댐용수에 대한 분쟁과 불합리하게 운용되고 있는 기득물량이 초래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지천에서의 무분별한 취수로 인한 건천화 등을 방지하여 하천의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수리권은 물의 효율적인 배분을 위해 정해놓은 규칙이므로 원칙을 정교하게 수립하고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하천 유량 및 이용량에 대한 기초자료를 충실히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주
1) 홍수통제소는 하천수 사용허가 업무매뉴얼(2009.9, 국토교통부)
에 따라 하천수 사용허가 업무를 수행한다.
2) 하천법 제50조(하천수의 사용허가 등)에 따라 시·도지사는 하
천수 사용허가를 받은 자에게 사용료를 징수할 수 있으나 지자체
가 상수도사업자인 경우 부과 및 납세자가 동일하여 미징수되고
있다.
3) 하천법 제53조(하천수 사용의 조정)에 따라 국토교통부장관은
하천수의 사용자가 유효기간 안에 이를 사용하지 아니하거나 허가
수량보다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비율 이하로 사용한 경우 허가
수량을 조정할 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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