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독도지리지 표지 |
녹색성장위원회가 2020년까지 국내 온실가스 배출을 기존 정책 유지 때 예상되는 배출 전망치(BAU) 대비 30%만큼 감축하는 목표를 여론조사와 국회토론을 거쳐 결정했다고 한다. G20 회원국의 국제적 위상과 현 정부의 주요 정책인 저탄소 녹색성장을 감안해 내린 결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달성 가능성,경제적 부작용 등을 면밀히 검토하는 경제적 분석 없이 내린 정치적 결정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환경보호와 경제성장은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동시에 달성할 수 없는 상충된 정책 목표라는 점은 이론적으로나 경험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아마도 녹색위가 목표시점을 2020년으로 정한 것도 목표의 장기성을 반영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경제정책의 장단기 구분은 절대적 시간의 크기가 아닌 목표 달성에 필요한 수단의 가용성 여부에 달려 있다. 현재 온실가스 배출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발전,산업,수송,가정부문 순으로 높다. 먼저 발전 부문에서의 감축은 원자력이나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높여야 가능하다. 하지만 원전 비중이 35.7%로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매우 높을 뿐만 아니라 원전부지 확보의 어려움,원전 확대의 사회적 합의 미흡 등을 감안하면 원전비중의 획기적 증가는 불투명하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은 여전히 경제성이 걸림돌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 조사에 의하면,현재 그나마 가장 유망하다고 평가되는 태양광 발전만 해도 경제성 확보 시점을 아무리 낙관적으로 전망해도 2020년보다 빠르지 않다.
발전부문이 이러하면 다른 부문의 감축은 더욱 어렵다. 산업구조개편,녹색기술 도입,에너지 절약 등으로 온실가스 감축이 가능하겠지만 이들 모두는 고에너지가격이 전제돼야 한다. 경제성을 확보한 녹색기술이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고에너지가격은 바로 기업과 가계의 비용 부담 증가로 이어져 기업은 경쟁력을,가계는 구매력을 잃게 될 수도 있다.
이번 녹색위의 정책목표 결정 과정도 이해하기 힘들다. 이산화탄소 감축 시나리오 채택 과정에 여론도 한몫 했다고 하니 어안이 벙벙하다. 성장우선이냐 환경보호냐 하는 우리 사회의 선택에 대한 여론 조사라면 몰라도,복잡한 경제적 효과가 뒤엉켜 있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분분한 온실가스 감축과 같이 고도의 전문적 식견이 요구되는 정책목표 설정 과정에서조차 여론조사가 이용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여론 뒤에 숨어 혹시 있을 수 있는 비난을 피하려는 무책임,무소신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백 보를 양보해 여론조사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개별 시나리오별로 예상되는 경제적 편익과 비용을 정확하게 알려주고 조사했는지도 궁금하다. 가령,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에너지 가격 인상폭이나 교차보조금 부담액을 제시했느냐는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조사결과는 의미가 없다.
논의를 종합해 보면,2020년까지의 기간은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기엔 충분치 않은 기간이어서 녹색위의 목표는 경제성장을 희생시키지 않고는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라고 평가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남이 장에 가니까 거름지고 장에 가는 식이다"라고 말한 지식경제부 장관의 지적은 매우 적절해 보인다. 녹색위는 무리한 목표를 단번에 제시하기보다는 순조로운 녹색기술개발 여건을 마련하고,녹색기술개발 수준에 입각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점차 높여가야 할 것이다.
현실을 무시한 무책임한 한건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이상과 현실의 갈등은 불가피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상을 꿈꾸는 사람은 현실의 다양성과 복잡성,이로 인한 이상의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상의 나열은 공허한 구호로 전락될 뿐이다.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