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마음을 담은 호수다. 또 노화의 척도다. 권오웅 연세대 의대 명예교수가 눈 이야기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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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웅 누네안과병원 원장 |
녹내장은 시신경 병증과 이에 따른 시야 결손 질환이다. 시신경은 망막으로 받아들인 빛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신경이다. 시신경이 손상되면 사물 식별에 문제가 생기고, 말기에는 시력을 잃게 된다.
초기에는 좁아진 외곽 시야를 거의 느끼지 못한다. 대부분의 시신경 병증이 서서히 진행되는데다, 한쪽 눈의 시신경이 약화돼도 다른 눈으로 사물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녹내장이 소리 없는 시력 도둑으로 불리는 이유다.
그러나 말기에는 시각이 극히 제한돼, 결국 앞을 보지 못하게 된다. 우리나라 녹내장 환자는 약 100만 명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하면 녹내장 치료를 받은 사람은 2015년 76만7342명에서 2019년에는 97만4941명으로 늘었다. 5년 사이에 30퍼센트 급증했다. 그러나 실제 환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초기에 뚜렷한 자각증상이 없는 특징 탓이다.
한국녹내장학회는 많은 환자가 시신경의 90퍼센트 손상 후 증상이 나타나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친다고 보고했다. 그 결과 녹내장은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과 함께 3대 실명 위험 질환으로 꼽힌다. 발병원인은 노화, 가족력, 기저 질환, 눈의 상처, 전자기기의 과도한 사용 등 다양하다. 특히 어떤 원인에 의한 안압 상승 시 시신경 손상과 시신경 혈류에 장애 가능성이 높게 된다.
한 번 손상된 시신경은 되살릴 수 없다. 따라서 시신경 손상이 적을 때 치료해야 한다. 그 어느 질환보다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눈의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40대부터는 1년에 한 번 이상 안과에서 녹내장 백내장 유무를 확인하는 게 좋다. 안구 통증이나 출혈, 시력저하 때는 안과 검진이 필수다.
또 안압을 높이고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지나친 음주와 흡연도 삼가야 한다. 특히 한쪽 눈에 녹내장이 생긴 경우 다른 눈도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고도근시, 가족력, 눈의 외상, 당뇨 등의 전신질환, 스테로이드 점안약 장기 투여자도 녹내장 위험군으로 주의가 필요하다.
일부 녹내장은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수 시간 내에 실명될 수 있는 급성 녹내장은 신속히 치료해야 한다. 치료는 발병 이전 상태로의 환원이 아니라 현 상태에서 더 이상 악화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증상과 몸 상태에 따라 약물 레이저 수술을 선택한다.
대개 약물치료가 우선이나 선천성 녹내장 등은 수술이 먼저 고려된다. 수술이나 레이저 치료는 녹내장 진행 정도, 백내장 유무, 의료진의 경험과 기술, 환자의 전신 건강 상태 등을 감안해 결정한다. 구체적으로 섬유주절제술, 방수유출장치삽입술, 최소 침습적 수술, 선택적 레이저 섬유주 성형술, 레이저 홍채절개술 등을 생각할 수 있다.
이중에 선택적 레이저섬유주 성형술은 여러 번 시술이 가능하고, 효과 지속기간이 긴 장점이 있다. 기존 아르곤 레이저 치료와 달리 조직에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안압만 낮추는 효과가 있다. 약으로 안압이 조절되지 않거나 수술을 해야 하지만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 충혈과 작열감으로 안압 조절약을 쓰지 못하는 경우에 유용하다.
녹내장은 자칫 실명과 직결될 수도 있다. 전문적 지식을 요하는 질환이다. 임상 경험이 풍부한 의사와 상담하는 게 소중한 눈을 잘 보호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글쓴이> 권오웅
연세대 의대 명예교수로 세계황반학회 국제위원회 위원장이다. 미국 망막학회, 미국 황반학회, 유럽 망막학회 정회원으로 대한안과학회장과 한국망막학회장을 역임했다. 연세대 의료원 안·이비인후과 병원장 출신으로 누네안과병원 원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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