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핵(增核) 에너지계획, 국민은 안중에 없어

에너지정의행동, 전기요금 문제 핑계. 핵발전단가 계속 상승 중
이동민 | eco@ecomedia.co.kr | 입력 2013-11-09 18:5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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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발전소(사진제공=에너지코리아)


탈핵정책 나아가지 않으면, 발전소입지·송전망 등 사회적 갈등과 혼란 가중

산업부의 ‘핵발전비중 29% 근접’ 발언 따른 에너지정의행동 성명서

 

지난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주최 에너지기본계획 공청회에서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워킹그룹의 핵발전비중 권고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질문에 “권고안(22~29%) 내에서 가급적 높은 수준으로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

 

현재 핵발전 비중이 26.4%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 발언은 현재보다 핵발전 비중을 증가시키는, 사실상 ‘증핵(增核)’ 정책으로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또한 수요전망치에 대해 정확한 발표를 하지 않아 혼란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이미 국회에 보고 드린 수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사실상 전력소비의 비정상적 증가를 전제로 핵발전소 증설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산업부의 이러한 태도는 최근 후쿠시마 핵사고와 한수원 비리 사건으로 불안에 떨고 있는 국민들의 불안감을 무시한 채,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 철강·석유화학업계와 핵발전소 건설에 밀접한 연관이 있는 토목건설 및 핵산업계의 입장을 대변한 발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날 공청회에서 핵발전소 건설이 계속 이어져야 하는 이유로 온실가스 감축, 전기요금 인상 등을 언급한 것은 그간 2차 에기본 초안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던 ‘수요관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음을 반증하는 결과이다. 그간 에기본 초안은 요금인상을 통한 수요관리에만 집중되어 있어 에너지소비규제 등 비가격적 방식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연료비 인상, 발전소 건설의 어려움, 온실가스 배출감소 등 다양한 전기요금 인상요인이 현존하고 있음에도 마치 핵발전을 포기하면 ‘전기요금 폭탄’이 떨어질 것처럼 설명하는 것은 매우 악의적인 설명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핵발전단가는 지금도 계속 올라가고 있다. 지난 6월, 산업부는 상승한 중저준위 핵폐기물 관리비용을 반영한 핵발전소 폐로비용 재정산을 통해 기존 41.87원/kWh에서 46원으로 9.9% 인상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의 폐로비용(1기당 6033억원)은 한수원이 밝힌 세계평균(1기당 6546억원)보다 낮고, 일본(9590억원), 미국(7800억원)과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한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달라진 사고확률과 손해배상 비용, 세일가스 보급으로 급락하는 천연가스 비용 등을 고려할 때, 석탄은 물론이고 LNG 보다도 핵발전의 단가가 높다는 연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이러한 내용들은 2차 에너지기본계획 워킹그룹 논의 이전부터 제기되었던 것이며, 워킹그룹 내에서도 검토되었다. 최근에는 환경정책평가연구원 자료에서도 안전하지도 안정적이지도 값싸지도 않은 핵발전에 대해 ‘질서있는 후퇴’를 권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많은 국민들과 전문가들이 핵발전으로부터 벗어나는 ‘탈핵’정책을 언급하고 있지만, 귀를 닫고 있는 정부만 핵발전소를 증설하는 ‘증핵(增核)’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더 많은 핵발전소는 더 많은 송전탑과 지역 불평등을 조장해 필연적으로 엄청난 국민적 저항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이미 밀양과 전국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송전탑 분쟁에서 보듯 전력의 원거리-대량생산 시스템은 전국민적 저항에 부딪혀 있다. 

 

이번 산업부의 발언은 이런 국민들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산업계의 이익만을 우선시하겠다는 발언이다.  

 

특히 전기요금인상 발언을 통해 핵발전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잠재우겠다는 발상에 우리는 분노한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전기요금인상을 핑계로 핵발전소 증설 정책을 철회하고 국민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정책에 반영할 것을 우리는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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