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인체 곳곳에서 검출되고 있는 미세·나노플라스틱이 뇌 조직에서도 광범위하게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베이징의 중국 국립 신경질환 임상연구센터 연구진은 최근 Nature Health에 발표한 연구에서 건강한 뇌와 질환이 있는 뇌 조직 대부분에서 미세·나노플라스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고해상도 레이저 직접 적외선 분광법과 주사전자현미경 등을 활용해 총 191개의 뇌 샘플을 분석했다. 이 중 165개는 신경교종·뇌수막종 등 뇌종양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서 채취한 조직이었고, 일부는 건강한 뇌를 가진 사후 기증자의 조직이었다.
분석 결과 질환이 있는 뇌 조직 샘플의 99.4%, 건강한 조직 샘플의 100%에서 미세·나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특히 크기가 더 작은 나노플라스틱이 미세플라스틱보다 더 많이 발견됐다.
검출된 플라스틱 종류는 음료병에 사용되는 PET, 비닐봉지에 흔히 쓰이는 폴리에틸렌, 섬유와 산업용 소재에 사용되는 폴리아미드, 배관 등에 쓰이는 PVC 등으로 확인됐다. 이는 일상생활에서 널리 사용되는 플라스틱이 인체 내부 깊숙한 조직까지 도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농도는 조직 상태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종양이 있는 뇌 조직에서는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그램당 최대 129마이크로그램에 달해 가장 높았다. 반면 건강한 뇌와 척수 조직에서는 중앙값이 그램당 50.3마이크로그램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연구진은 종양 주변 조직에서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더 높게 나타난 점에 주목했다. 이는 질환으로 인해 뇌의 자연 보호 기능이 약화됐을 가능성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이번 연구만으로 미세플라스틱이 뇌종양을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연구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의 표면적이 클수록 종양 세포 성장 속도가 빠른 경향도 관찰됐다. 연구진은 이 결과가 미세·나노플라스틱이 질병 진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미세플라스틱은 음식 섭취, 호흡, 피부 접촉 등을 통해 인체에 들어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는 혈액-뇌 장벽이라는 강력한 보호 체계를 갖고 있지만, 이번 연구는 작은 플라스틱 입자가 이 장벽을 우회하거나 통과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미세·나노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 입안자, 제조업체, 소비자의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과장된 공포보다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규제와 감시 체계 마련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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