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도시 하수도가 그동안 간과돼온 메탄 배출원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홍콩시립대(CityUHK) 위안즈궈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전 세계 하수도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메탄 배출량을 추정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하고, 하수도가 기후변화 완화 정책에서 새롭게 주목해야 할 영역이라고 밝혔다.
메탄은 이산화탄소에 이어 두 번째로 중요한 온실가스로 꼽힌다. 연구팀은 전 세계 하수도에서 매년 약 118만~195만 톤의 메탄이 배출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폐수 관리 부문이 기존에 평가된 것보다 온실가스 배출과 지구온난화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홍콩시립대를 비롯해 호주 퀸즐랜드대, 홍콩이공대, 톈진대, 동지대 연구진이 참여했으며, 최근 국제학술지 Nature Water에 「전 세계 하수도 네트워크에서 메탄 배출 추정」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연구는 약 20년에 걸쳐 축적된 하수도 시스템 분석과 모델링 연구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그동안 도시 하수도는 메탄 배출원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하수도 안에서 폐수가 머무는 시간이 짧아 메탄이 충분히 생성되기 어렵다는 가정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IPCC와 여러 국가의 온실가스 인벤토리에서도 도시 하수도는 메탄 배출이 거의 없거나 무시할 수 있는 수준으로 취급돼왔다.
그러나 연구팀은 하수가 생분해성 유기물을 많이 포함하고 있고, 하수도 내부에는 산소가 부족한 혐기성 환경이 형성되기 쉬워 메탄 생성에 적합한 조건이 마련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배출량을 제대로 측정하고 반영하지 못했을 뿐, 하수도가 무배출 공간은 아니라는 것이다.
연구팀은 2008년부터 하수도 내부의 물리·화학·생물학적 과정을 시뮬레이션하는 SeweX 모델을 개발해왔다. 이 모델은 황화수소와 메탄 생성 등을 예측할 수 있다. 이후 연구팀은 호주 하수도 네트워크에서 온라인 센서를 활용해 현장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메탄 예측 모델을 보정·검증했다.
이후 약 3,000개의 파이프라인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하수도 내 메탄 생성은 젖은 파이프 표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파이프 크기, 경사도, 설계 유량, 실제 평균 건조일 유량, 폐수 온도 등의 자료를 이용해 하수도 메탄 배출량을 추정할 수 있는 단순화 모델을 제시했다.
이 모델은 호주, 미국, 중국, 벨기에 등 21개 도시의 실제 데이터를 통해 검증됐다. 연구팀은 해당 도구를 적용한 결과, 전 세계 하수도 시스템의 메탄 배출량이 기존 폐기물 부문 메탄 배출 추정치의 1.7~3.3%에 해당하며, 폐수 관리 부문 전체 탄소발자국을 약 16~38%까지 추가로 늘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위안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하수도가 무공해 배출원이 아니라 정량화 가능한 메탄 배출원이며,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기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도시 하수도망이 계속 확장되는 만큼, 하수도 메탄 배출을 국가 온실가스 회계에 포함하는 것이 배출량 감축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기후위기 대응에서 폐수 관리와 도시 인프라의 중요성을 다시 부각시킨다. 하수도는 시민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기반시설이지만, 그 내부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정확히 측정하고 관리하지 않는다면 도시의 실제 탄소 배출 규모는 과소평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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