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식품용 재생원료 안전성과 생분해 플라스틱 전망

재활용 확대와 오염 관리 함께 풀어야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6-04-23 11: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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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플라스틱 문제를 단순한 폐기물 처리 차원이 아닌 탄소중립 전략의 일부로 제도적으로 재해석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황정준 (사)그린플라스틱연합 총장은 4월 1일 열린 ‘K-Packaging Wave 2026 탄소중립 자원순환 그린패키징 포럼’ 발표에서 자원순환을 통해 사회 안에 탄소를 저장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효과를 제도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방법론 개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발표의 핵심은 재활용과 바이오 기반 소재 전환을 단순한 환경 대응이 아니라 ‘탄소 저장’과 ‘배출 감축’의 관점에서 새롭게 평가해야 한다는 데 맞춰졌다.

자원순환 기술과 바이오 소재 전환 병행해야

▲다양힌 플라스틱 용기들
플라스틱 생산과 폐기물 문제는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OECD 전망에 따르면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이 2019년 4억6000만 톤에서 2060년 12억3000만 톤으로 2.7배 늘어날 것으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 역시 함께 증가할 수밖에 없으며, 단순히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자원순환 기술과 바이오 기반 소재 전환을 병행해야 하는 시점에 있다.

국내 상황도 녹록지 않다. 2022년 국내 플라스틱·고무 폐기물 발생량은 1329만9192톤으로, 2020년 대비 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생활폐기물보다 사업장 배출 비중이 훨씬 큰 구조로, 사업장 배출이 전체의 71.6%에 달하는 반면 현재의 EPR 체계는 생활폐기물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정책적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또한 전체 처리 중 재활용 비율은 72%로 집계되지만, 이 가운데 물리적·화학적 재활용은 20% 안팎에 머물고 에너지 회수가 50% 이상을 차지해, 실질적인 순환경제 전환으로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물리적 재생과 화학적 재생 상호보완해야

황 총장은 이 같은 한계를 넘기 위해 ‘탈플라스틱 사회’를 플라스틱 자체를 전면 배제하는 사회가 아니라, 선형 경제에서 순환형 플라스틱 경제로 전환하고 석유계 소재를 바이오매스 기반 소재로 대체하는 사회로 정의했다. 이를 위해 불필요한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를 줄이는 동시에 재활용을 확대해야 하며, 바이오 플라스틱은 광합성을 통한 이산화탄소 흡수·고정 효과와 생분해 가능성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수 있다.  

 


특히 PET 재활용을 대표 사례로 들며 물리적 재생과 화학적 재생을 경쟁 관계가 아닌 상호보완적 기술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품질 재활용이 가능한 부분은 물리적으로 재생하고, 물리적 재생이 어려운 저품질 폐플라스틱은 화학적 재생으로 다시 원료화하는 방식이 진정한 자원순환이라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단순 소각을 물리적 재활용으로 전환하고, 장기적으로는 소각 에너지 회수를 대체할 수 있는 온실가스 감축기술과 평가 방법론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도 제시됐다.

황 총장은 플라스틱 순환경제를 위해 ‘사회적 탄소 저장’이라는 개념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에SCS(Social Carbon Storage)를 석유 기반 소재의 재활용·업사이클링과 바이오매스 전환 기술을 통해 자원순환 시스템 안에 저장된 탄소량을 설명하는 개념으로 제시했다.

기업들, 플라스틱 고유영역 개척 나서
실제로 이날 발표에서는 국내를 대표하는 플라스틱 가공 제조사에서 나와 플라스틱 순환경제를 위한 대안과 해법을 제시했는데 SK케미칼의 경우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기반으로 플라스틱 순환경제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기계적 재활용만으로는 대응이 어려운 폐PET를 다시 원료 수준으로 분해해 고품질 재생 플라스틱으로 만드는 화학적 재활용이 향후 자원순환의 핵심 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재활용 원료의 품질을 버진 소재에 가깝게 끌어올려 병, 필름, 섬유, 자동차용 소재 등 다양한 분야로 적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발표 모습

특히 전쟁으로 원료 수급이 불안정해질수록 생분해플라스틱, 더 넓게는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쟁이 부각시키는 것은 생분해성 자체보다 화석원료 의존도를 낮춘 소재의 전략적 가치에 있다. EU 공동연구센터(JRC)는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이 화석원료 의존을 줄이는 역할을 인정하면서도, 아직 가격이 일반 화석 기반 플라스틱보다 대체로 1.5~2배 높고 기술 성숙도, 시장 구조, 소비자 수용성 문제가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그러나 기업체들은 이를 시장선점의 기회로 보고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PHA(폴리하이드록시알카노에이트)를 앞세워 지속가능 생분해 소재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른바 ‘PHA 기반 지속가능 생분해 솔루션’을 통해 플라스틱 재활용의 한계를 넘어, 자연환경에서 분해되는 바이오 기반 소재가 미세플라스틱 문제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CJ제일제당은 PHA를 바이오 기반이면서 동시에 생분해가 가능한 소재로 제시하고 있는데 PHA가 산업 퇴비화뿐 아니라 가정, 토양, 해양 환경에서도 분해 가능한 특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PHA는 자연환경에서 완전히 분해돼 지속성 미세플라스틱을 남기지 않는 점이 강점으로 부각됐다.


동성케미컬 또한 바이오기반 소재를 활용한 포장재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석유계 플라스틱은 높은 내구성 때문에 자연 분해에 수십 년에서 수백 년이 걸리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미세플라스틱이 먹이사슬을 거쳐 동식물과 인체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여기에 석유계 수지는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높은 편이어서, 향후 탄소배출 규제가 강화될수록 상대적으로 탄소발자국이 낮은 바이오기반 소재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향후 안전성 검증 역량이 산업 확산의 관건으로

플라스틱 재활용은 크게 열적·화학적·물리적 재활용으로 구분된다. 각각의 기술은 장담점을 갖고 있는데 열적 재활용은 재활용이 어려운 폐플라스틱을 소각해 열,증기,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매립량을 줄일 수 있지만, 이산화탄소와 유해가스 배출 우려가 있다. 화학적 재활용은 열과 촉매를 이용해 고분자를 단량체 수준으로 분해해 다시 원료화하는 방식으로, 오염되거나 혼합된 플라스틱에도 적용할 수 있고 품질 저하가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초기 투자비와 에너지 소비가 크다. 반면 물리적 재활용은 선별, 세척, 파쇄, 용융, 펠렛화 과정을 거치며 에너지 소비와 탄소발자국이 가장 낮은 방식으로 평가되지만, 고분자 사슬이 짧아지면서 품질이 떨어지는 다운사이클링과 안전성 문제가 한계로 지적된다. 

 

국내의 경우 현재 열적 재활용 비중이 더 크지만, 정책은 열적보다 물리적·화학적 재활용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추세에 있다. 최근 환경부에 따르면 폐플라스틱 재활용 방식은 열적 58%, 물리 41%, 화학 1%이고, 정부는 물리적·화학적 재활용과 열적 재활용 간 지원금 차등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2026년부터 일정 규모 이상 생수·음료용 PET병에는 재생원료 10% 사용이 의무화됐고, 2030년까지 30%로 높일 계획에 있다. 따라서 국내도 당분간 주된 흐름은 물리적 재활용, 향후 성장 가능성이 커질 분야는 화학적 재활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식품 포장 

김준태 경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국내에서는 재생 PET 기준이 먼저 완화됐다. 환경부는 2024년 9월부터 ‘식품용기 사용 재생원료 기준’ 개정안을 시행해, 기존의 별도 분리수거·선별 원료뿐 아니라 혼합 수거·선별된 원료까지 식품용 재생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혔다. 따라서 국내 역시 재생 PET의 혼합배출 허용, 식품용 PP 재생원료 기준 신설 등 제도 변화가 본격화된 만큼, 앞으로는 수거·선별 체계 고도화와 함께 비표적 스크리닝, 잔류·용출 시험 등 안전성 검증 역량이 산업 확산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알렸다.
 

더욱이 유럽연합(EU)이 포장재 내 PFAS(과불화화합물) 규제를 강화하면서, 포장업계가 단순한 대체소재 개발을 넘어 분석·검증 체계와 공급망 관리까지 전면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는 포장재의 기능성뿐 아니라 유해물질 관리 역량 자체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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